[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마약류 흡입 및 밀반입 혐의로 구속 수감됐던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24일 석방됐다. 하지만 이 씨가 실제 징역을 살게 됐든, 집행유예로 풀려났든 그의 그룹 복귀 시점은 먼 미래의 일이 됐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이날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 송현경 부장판사는 이 씨의 변종마약 밀반입 및 흡연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이 씨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구속 48일 만에 풀려나게 됐다.
재계 시선은 자연스레 이선호씨의 향후 행보에 쏠린다. 이 씨는 집행유예를 받았고 아직 CJ제일제당 부장직을 유지하고 있어 복귀 여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마약류 범죄를 저질렀단 점에서 자숙의 시간을 갖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결정적으로 이 씨의 복귀가 당장 어려운 것은 마약 밀반입 혐의에 대한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법원이 이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한데에 검찰이 불복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는 CJ그룹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항소할 계획은 아직 없지만 검찰이 항소하면 3심까지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법적공방이 끝나면 CJ그룹 차원의 징계처분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룹사 복귀 자체가 물 건너 갈 수도 있다.
재계에 따르면 CJ그룹 내규에는 직원이 유죄판결을 받으면 징계처분을 결정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조항이 있다. 집행유예도 엄연한 유죄판결인 만큼 CJ가 이 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을 명분이 없다. 게다가 인사위원회 개최 사유가 음식와 문화산업에 집중하는 CJ그룹에서 터진 마악류 범죄라는 점에서 이 씨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씨가 현재 CJ제일제당 부장직을 유지하곤 있지만, (이 씨 재판이)3심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있다”면서 “언제 열릴지도 미정”이라고 짧게 답했다.
재계는 다만 이 씨의 복귀 여부를 떠나 CJ그룹의 승계작업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은 이미 이 씨가 그룹사를 지배하는 지주사 CJ 지분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등 승계를 암시란 일련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CJ그룹은 지난 4월 이 씨가 2대주주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인적분할해 분할법인을 지주사 CJ에 합병하기로 했다. 이선호씨는 이 건으로 지주사 CJ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지주사 CJ가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되는 CJ신형우선주를 발행한 것도 승계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씨가 보통주보다 싼 이 주식을 취득하면 30대 후반에는 의결권이 있는 지주사 CJ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승계 핵심으로 부각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실적도 탄탄하다. 따라서 이 씨가 향후 승계율을 높이는 데는 추후 물려받을 이재현 회장의 지주사 CJ 지분에 대한 상속세 마련 부담 정도가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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