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신년 화두
수익 개선 ‘전력투구’ 나선다
판가 인상·원가절감·고부가강재 확대 등 총력전
철강업계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9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국내 철강사들은 극심한 전방산업 부진과 높은 원료가격의 제품 전가 실패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각종 안전사고와 환경문제 등이 불거지며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올 한 해도 철강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사들이 신년 공통 핵심과제로 꼽은 화두를 짚어봤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2019년 국내 철강사들은 경영 악화로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를 필두로 한 대형 철강사들의 외형 성장은 멈췄고 실질적인 이익은 일제히 추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올 한해 사실상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적극적인 판가 인상과 원가절감, 고부가가치 강재 확대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올해 국내 철강업계 실적 개선을 가늠할 핵심 변수는 제품가격 인상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 철강사들은 철강 주요 원부자재인 전극봉, 철광석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원가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최대 철강 수요고객인 자동차, 조선업계와의 가격협상이 상반기 동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선향 강재만 소폭 인상에 그치며 고스란히 철강업체들의 내부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올해 또 다시 반복된다면 실적 개선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이에 국내 대형 철강사들은 올 한해 사활을 걸고 제품가격 인상을 관철시킨다는 목표다. 실제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1월부터 열연, 후판 등 주력 강종에 대한 판매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반드시 철강가격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포문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대수가 400만톤이 무너지는 등 국내 철강 주력 수요산업 침체가 확대되고 있어 철강사들의 제품가격 인상 의지가 모두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판매가격 인상에 실패한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수요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올해는 ‘배수의 진’을 치고 가격 인상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고 밝혔다.


국내 철강사들은 수익 개선을 위한 고부가가치 강종 판매 확대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특히 포스코는 자체 프리미엄 제품인 WTP(World Top Premium) 비중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WTP제품은 기술력과 품질이 월등한 철강재로 일반 철강재에 비해 경기 변동의 흐름을 적게 타고 수익성 또한 높다.


포스코가 지난해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타 경쟁업체 대비 나은 이익을 실현한 동력 가운데 하나도 WTP제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만 전체 철강재 가운데 30%에 가까운 비중인 1000만톤 가량을 WTP제품으로 판매하며 제품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제철도 핵심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2017년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를 내놓은 뒤에도 외력에 닳지 않는 철인 내마모강 브랜드 ‘웨어렉스’, 고객맞춤 자동차소재 서비스 ‘H-SOLUTION’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최근엔 LNG 저장탱크용 극저온 철근 개발을 완료하면서 수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제철에서 높은 수익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강판의 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외부판매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외부 자동차강판 판매량은 74~75만톤 전후로 추정된다. 당초 목표였던 80만톤 판매에는 못 미치는 수치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10% 이상 늘어났다. 현대제철은 올해 자동차강판 외부 판매량을 100만톤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동국제강은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친환경 공법 도입에 집중한다. 컬러강판에 세균·바이러스 등 억제 기능을 더한 ‘럭스틸 바이오’ 신제품이 대표선수다. 항균 엘리베이터 방화문, 일반 건축 내장재, 제약회사와 반도체·식품공장 등에 폭넓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은 국내외시장의 항균 컬러강판 판매를 확대하는 등 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확보해나간다는 구상이다.


각 사별 원가절감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는 예상치 못한 영업환경에 대비해 ‘코스트 이노베이션(Cost Innovation) 2020’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트 이노베이션 2020’은 저가원료 사용기술을 개발하고 고효율 생산체계 구축 및 설비 고도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원가절감을 해나가는 것이 골자다. 이 활동을 통해 지난해에만 23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을 이뤄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도 원료 배합비 최적화 등 저원가 조업능력 강화, 설비 효율 향상, 경상예산 긴축운영 등의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프로세스혁신 TFT 조직을 안동일 사장 직속으로 배치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5년까지 지능형 생산체계 구축사업을 통해 추가적인 원가절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동국제강은 120톤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하면서 일반 전기로 대비 25% 이상 전력사용을 절감 중이다. 특히 한국동서발전과 108MWh급 에너지 저장 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의 에너지 수요 관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해에만 600억원 가량의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냈다. 이와 함께 각 생산라인에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 도입을 추진하면서 생산과정을 최적화하는 등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해나갈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철강사업 환경도 녹록하지 않지만 각 사별로 제품판가 인상 노력과 극한의 원가절감,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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