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신년 화두
‘철’ 만으론 안 된다…미래 먹거리 마련 분주
이차전지, 수소전기차 부품 등 미래 전략사업 적극 육성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07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업계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9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국내 철강사들은 극심한 전방산업 부진과 높은 원료가격의 제품 전가 실패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각종 안전사고와 환경문제 등이 불거지며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올 한 해도 철강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사들이 신년 공통 핵심과제로 꼽은 화두를 짚어봤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국내 철강업체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비(非)철강부문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업인 철강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전기차 부품 등이 대표적인 전략사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대표 맏형인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세계 철강산업은 과잉 설비로 인해 성장의 한계가 있다"면서 “미래 변화에 맞게 지속적으로 사업의 진화를 추구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해야만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년부터 끊임없는 사업의 진화를 강조한 것이다.


실제 포스코는 주력산업인 철강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미래 신성장 투자로 활로를 찾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23년까지 철강과 소재, 에너지, 인프라 등에 4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이 가운데 신성장 부문에만 10조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해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미래를 이끌 신성장 부문의 핵심은 전기차배터리 소재인 이차전지다. 최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포스코 100대 개혁 과제’에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포함시키며 관련 투자와 기술개발에 총력을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포스코는 이차전지 소재인 양·음극재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의 20%, 매출 17조원 규모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포스코켐텍을 통해 음극재 제조사업에 처음 진출한 데 이어 2011년 포스코ESM을 설립하고 양극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 동안 포스코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이 두 회사 체제로 운영해왔으나 지난해 4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통합하고 통합법인 포스코케미칼을 새롭게 만들었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음극재·양극재 생산이 일원화되면서 원가절감, 공동 연구개발, 운영 효율성 등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설비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음극재의 경우 지난해 세종시에 1공장을 종합준공하고 연산 2만4000톤의 국내 최대 규모 생산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포스코는 이에 그치지 않고 총 1598억원이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 2공장 1~8호기 신설을 진행 중이다. 2공장 건설이 완료되는 2021년에는 연간 총 7만4000톤의 음극제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양극재는 현재 광양 율촌산단에서 2단계 증설이 이뤄지고 있다. 총 2250억원을 투자해 올해 2월 연산 2만4000톤 규모의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구미공장 4000톤 증설과 광양공장 추가 증설 등의 후속투자까지 이뤄지면 2022년에는 국내에서만 6만2000톤의 양극재 생산체제가 구축된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중국 저장성 통샹(桐乡)시에 연산 5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도 준공했다. 법인명은 '절강포화(浙江浦華·ZPHE)’로 포스코가 60%, 화유코발트가 40%의 지분을 투자했다. 이는 포스코가 해외 양극재 생산 거점을 처음으로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포스코는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룹 차원의 수소전기차 사업에 발맞춰 수소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FCEV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생산량을 연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제철도 수소전기차 주요 부품인 금속분리판사업 확장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 동안 의왕공장에서 연 3000대 분량의 금속분리판을 생산해왔으나 지난해 3월 당진에 약 280억원을 투자한 신규 금속분리판 1공장을 완공하며 연 1만6000톤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했다. 또 2공장 투자 등 지속적인 설비 확충을 통해 2021년 2만6000대, 2022년에는 3만9000대 수준의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와 같은 생산량 증가는 곧 매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4만대 생산체제가 될 경우 매출은 3000억원, 손익은 25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은 금속분리판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동차 이외의 수요 다각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기술 개발과 병행해 건물용, 선박용, 발전기용 등에 적합한 금속분리판 연구에 집중해나갈 방침이다. 


세아그룹 핵심계열사인 세아베스틸 역시 철강에서 벗어나 비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세아베스틸은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올 1분기내 알루미늄 소재업체인 알코닉코리아를 760억원에 최종 인수할 예정이다.


알코닉코리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알루미늄 소재업체 알코닉의 한국 별도법인이다. 2002년 두레에어메탈을 인수하며 설립된 알코닉코리아는 항공, 방산,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과 단조, 금속관 제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알코닉코리아 인수는 철강에 국한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세아베스틸은 알코닉코리아 인수로 사업영역을 방산, 항공 등의 알루미늄 소재까지 확대하고 특수강봉강부문에서 줄어든 이익을 상쇄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세아베스틸의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세아창원특수강이 생산하는 특수합금 등이 알코닉코리아의 알루미늄 합금과 연계해 티타늄 등 비철금속 분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철강 업황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철강업체들의 신사업 집중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수익성을 내긴 어렵겠지만 향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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