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금감원 징계 칼날 어떻게 대응할까
3월 주총 앞두고 징계수위 낮추기 위해 총력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7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승용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금융감독원의 칼날을 피해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


금융감독원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며 손 회장의 연임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 연임이 확정되는 올해 3월 주주총회 이후로 징계가 늦춰질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손 회장으로서는 최대한 납작 엎드리며 징계수위를 한 단계라도 낮추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2일 열리는 2차 금융감독원 제제심의위원회에서 손태승 회장이 직접 출석해 우리은행의 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와 관련한 심의가 본격 진행된다. 앞서 16일에 열린 금감원 1차 제제심에서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부회장에 대한 심의가 먼저 진행되면서 손태승 회장에 대한 제제심은 2시간가량 밖에 열리지 않았다. 손 회장에 대한 제제심은 22일에 이어 30일에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지난해말 손태승 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 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사 임직원 제제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으로 세분화됐는데 문책경고를 받은 임원은 임기를 마칠 수는 있지만 임기만료 이후 3년간 금융업종에 취업할 수 없다.


손 회장은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후보로 단독추천을 받으며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손 회장이 금감원 제제심의 징계를 받더라도 연임에 성공하려면 두 가지 방안이 가능하다. 우선 금감원 제제심으로터 받는 징계수위가 문책경고에서 한 단계라도 낮춰지는 것이다. 손 회장이 ‘주의적 경고’나 ‘주의’ 징계를 받는다면 별 무리 없이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할 수 있다.


또한 손 회장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3년 연임을 확정하고 이후 문책경고 징계를 확정받는다면 손 회장은 연임에 따른 3년 임기를 온전히 마치고 금융권을 떠날 수 있다. 전임자 중 회장직을 2연임한 전례가 없기에 손태승 회장은 연임에 한번만 성공해도 사실상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임기는 최대한 챙기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제제심에서 손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징계를 빠르게 결정하기에는 금융당국의 부담도 크기 때문에 다소 시간을 두고 여론의 흐름을 살펴볼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3월 주주총회 이전에 손 회장에 대한 금감원 제제심 징계가 문책경고로 확정되면 손 회장은 연임이 불가능하다. 이럴 경우에 손 회장은 법원에 징계처분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소송과 징계 무효소송을 내며 징계확정시기를 최대한 뒤로 늦추는 ‘시간끌기’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서는 '시간끌기' 전략이 다소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받고 있다. 손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소송전에 나선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괘씸죄’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내분을 일으켰던 'KB사태'를 감안하면 손 회장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징계를 받을 경우 시기와 무관하게 즉시 사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KB사태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은 제재심의 경징계 결정을 뒤집고 금감원장 전결로 내분 책임자인 임영록KB금융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에게 모두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다. 이건호 행장은 이 결정을 받자 즉시 사퇴했지만 임영록 회장은 금감원장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언론플레이를 펼쳤다. 이에 최수현 금감원장은 임 회장의 징계수위를 해임권고로 올려 금융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에 임 회장은 법원에 징계취소 행정소송과 직무정지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버티기’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당국의 권위를 살리기 위해 직접 KB금융지주 이사회를 압박했고 결국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임영록 회장을 강제해임했다.


이러한 KB사태 전례를 살펴보면 손태승 회장이 3월 주주총회 이후에 문책경고 징계를 받는다하더라도 잔여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금감원의 징계수위를 주의적 경고나 주의 등 경징계로 낮추는 것이 현재로서는 손 회장에게 최선인 셈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손 회장의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모든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6일 제제심을 하루 앞둔 15일 금감원이 마련한 자율배상 기준안이 전달되자마자 이사회를 열고 DLF사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배상절차를 시작했다. 손 회장 역시 지난해말 지주회장 연임에 나서면서 우리은행장을 분리해 겸직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당국을 상대로 본인이 가진 권한의 일부를 내려놓을테니 징계완화를 해달라는 간접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서 열린 1차 제제심에서는 DLF 상품판매 과정에서 손태승 회장이 의사결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호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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