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만 4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중국발 LCD 저가 공세에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데다가 올해 역시 OLED 전환에 따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만기를 앞두고 있는 회사채 규모는 각각 4100억원, 5000억원 등 9100억원에 이른다.
올해의 경우 5월 700억원을 시작으로 6월 1900억원, 10월 1500억원 등 주로 중반에 만기 도래 일정이 몰려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환 규모도 큰데, 한 번에 갚아야 할 액수도 늘어난다. 2월 2000억원, 5월 1000억원, 10월 2000억원 순으로 만기가 예정돼 있다.
보유현금을 놓고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작년 3분기 별도기준 LG디스플레이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582억원에 불과하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규모도 360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EBITA(세전이익)도 전년동기대비 47.2% 떨어진 6566억5000억원에 그쳤다.
통상 대기업의 금융권 차입금은 만기 연장이 쉬운 편이지만 회사채는 사정이 좀 다르다. 기관이나 개인 등 채권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돌려줘야 하고, 상환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다.
물론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의 신용등급(AA-, 부정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롤오버(만기연장)를 하거나 차환 상환 목적의 공모채를 발행할 가능성은 높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작년 2월 차환 상환을 위해 39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적도 있다.
사실 올해도 디스플레이 업황은 낙관하기 어렵다.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된 데다가 OLED 사업 안정화를 위한 비용부담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최근 CES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사장은 "올 상반기까지는 작년 하반기 수준 적자가 예상된다"며 "지난 3년간 시설투자에 22조원을 쏟아 부은 만큼 올해와 내년은 대규모 투자의 필요성이 없다. 연 3조원 수준의 투자만 진행해 현금흐름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의 작년 3분기 개별기준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동기대비 20.5% 줄은 1조원,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82.8% 축소된 616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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