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현 기자]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간 엇갈린 대처 방안이 주목을 끌고 있다. 피해 확산을 우려한 다국적 제약사가 대부분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추진중인 반면 국내 제약사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직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 LS용산타워 내 입주한 다국적제약사 직원들 상당수가 이미 재택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LS용산타워 건물은 LS그룹 계열사 직원 한명(16층)이 코로나19 1차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폐쇄 소독을 실시했다.
LS용산타워에 입주한 입주한 다국적제약사는 한국얀센(25층), GSK(9층), 쥴릭파마코리아(3층) 등이다. 이들 제약사는 확진자 발생이 알려진 24일 저녁 해당 건물의 다른 입주 기업들과 함께 전직원 재택근무를 공지했다. 하지만 상당수 직원이 이미 회사 권고에 따라 재택근무 중이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한국얀센 직원은 "매주 금요일 확진자 발생 추이를 봐서 조치사항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면서 "한차례 재택근무 후 복귀했지만, 이미 영업사원은 재택을 지속하고 내근직도 가급적 재택근무를 하라고 지시 받은 상황"라고 설명했다. 이어 "24일에도 사무실에 대부분의 직원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건물에 확진자가 더 있을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택근무 인원이 많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봤다.
쥴릭파마코리아와 GSK 직원들도 상당수가 내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쥴릭파마코리아 직원은 "확진자 발생 전에도 이미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었다"면서 "재택근무 여부는 팀별로 논의해 결정하는데 최소 절반직원은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GSK 직원도 "일부 지역은 이미 재택을 하고 있었다"며 "내근하는 직원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국적제약사들과 달리 재택근무에 소극적인 국내 제약사 직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는 주요 임원이나 특정 부서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자가격리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한 국내 상위 제약사 직원은 "내부에서 반발이 계속되면서 2일간 재택근무를 공지했지만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일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추후 상황을 보고 정상출근 시기를 정하자는 다국적사들과는 달리 달래기식 대처를 하는 데에 급급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견 제약사 직원도 "사내에 특정 직원이 감염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돌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의사들도 제약사 방문을 꺼리는 상황에서 감염 위험을 무릎쓰고 일을 꼭 해야 하는지 자괴감도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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