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매각 걸림돌 ‘PF 우발부채’
미착공사업장 4곳서 1480억…SOC 보증도 뇌관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4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두산그룹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에 계열사 두산건설 매각이 포함됐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두산건설에 잠재된 우발부채를 해소하지 않는 한, 매각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보증과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보증이 두산건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경기 호황에도 착공 못해


두산건설의 위기는 무리한 PF 개발사업에서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업장이 일산탄현 제니스 사업장이다. 해운대 제니스 사업장의 성공에 취한 나머지, 사업성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일산탄현 제니스는 59층 건물, 8개동을 공급해 가구 수만 2700에 달한다. 공급 평형도 대부분 대형으로 분양가도 고가에 속했다. 


반면 사업장 위치는 일산과 파주의 경계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서울과의 거리도 멀었다. 결과적으로 일산탄현 제니스는 준공한지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두산건설의 실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규모 주택 공급을 노리고 천안 청당과 용인 삼가, 화성 반월, 오송단지 등에 사업장을 보유했지만 모두 착공도 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 미착공사업장이다. 이들 사업장은 해당 지역 내에서도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도 착공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 지역이 그만큼 미분양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향후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의 이 같은 난맥상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 손실액은 무려 2조765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두산건설의 한해 매출액보다도 규모가 크다. 이 기간 동안 두산건설의 매출액은 2011년 2조7833억원에서 지난해 1조7819억원으로 35.9% 감소했다.


◆2011년 PF 보증액 1조3845억


전문가들은 겉으로 드러난 실적보다 우발부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지만 언제든지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발부채로 분류하는 두산건설의 총 보증액은 2011년 무려 5조983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는 1조462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에서도 가장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우발부채는 ▲PF 관련 보증 ▲SOC 관련 보증‧자금보충의무 등이다.


이중 PF 관련 보증은 앞서 언급한 장기미착공 사업장을 보유한 시행사가 사업추진을 하기 위해 조달한 PF대출을 두산건설이 보증해준 것들이다. 미분양 가능성 탓에 사업 추진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PF 이자비용만 지속적으로 지출하고 있다. 시행사가 PF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하고 무너질 경우 PF 대출은 고스란히 두산건설로 전이된다.


두산건설의 PF 관련 보증은 2011년 무려 1조3845억원에 달했다. 그만큼 두산건설이 사업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각종 보증을 남발했다는 방증이다. 


2011년 2601억원의 영업손실과 29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두산건설은 이듬해 PF관련 보증을 8587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2013년에는 다시 절반 수준인 408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16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1480억원을 기록했다.


◆SOC 자금보충의무 2588억


두산건설의 SOC 관련 PF보증과 자금보충의무도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이다. 철도와 도로 등 민자사업에 건설출자자(CI)로 참여해 PF 대출을 보증하거나 혹은 민자사업 운영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CI들이 후순위대출 형태로 자금을 보충해주는 것을 말한다. 


특히 자금보충의무 리스크는 가뜩이나 현금부족에 시달리는 두산건설의 자금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SOC사업의 PF 관련 보증은 46억원에 불과한 반면, 자금보충의무는 2588억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분당선이다. 신분당선은 2012년 개통 후 4년간 누적적자가 3000억원 가깝게 쌓였다. 국토교통부와 예상 운임의 50% 이상일 경우 재정지원을 받는 최소운영수익보장(MRG) 계약을 체결했지만 단 한 번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두산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대우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포스코건설 등 7개 CI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어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신분당선에 대여해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분당선은 광역버스 개통과 무임승차 증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MRG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정부당국과 실시협약을 다시 체결하지 않는 한, 현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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