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SK 기업집단 소속 상장법인의 총 매출액 대비 기부금 규모가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대비 기준으로는 1~2%대에서 1% 이하로 떨어졌다가 그나마 지난해 2%대를 회복했다. 

◆ 4년새 매출 23.5% 늘고, 영업익 0.5% 줄어

SK그룹 전체 상장법인 19개의 지난해 기부금 규모는 1405억9100만원(개별기준)이다. SK가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역설하기 시작한 2016년(1713억5800만원)과 비교하면 18.0% 감소한 수치다. 특히 2016년엔 상장 계열사 숫자가 현재보다 3곳 적은 16개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개사 평균 기부금액도 2016년 107억원에서 지난해 74억원으로 30.8% 축소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SK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사회와의 상생에 가장 앞장서는 기업으로 통한다. 2016년 주요 계열사 정관을 변경해 사회적 가치를 경영원칙으로 설정하고, 지난해부터는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등 선제적으로 움직여왔다. 물론 몇몇 계열사별들은 장애인 표준사업장 운영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순수 기부금 규모의 두 자릿수 축소 역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4년새 SK 상장 계열사 전체의 매출 규모는 약 63조9810억원으로 23.5% 늘었고, 영업이익은 0.5% 줄어든 6조2125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6년 0.34%에서 2017년 0.30%, 2018년 0.26%, 2019년 0.22%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대비로는 2.74%, 1.12%, 0.81%, 2.26%를 기록했다. 

◆ SK하이닉스, 작년 기부금 448억…전체 비중 31.5% 차지

계열사별로 내놓은 기부금 규모만 봐도 그 사이 주력 계열사 흐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어느 정도 읽힌다. 

2016년 SK 기부 톱3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순이다. SK텔레콤이 전체 기부금 규모의 45.1%를, SK하이닉스가 29.5%, SK㈜ 9.2% 등 전체의 83.8%를 책임졌다. 작년의 경우엔 SK하이닉스(31.5%)-SK이노베이션(25.5%)-SK㈜(14.7%) 순으로 변화했는데, 반도체 불황 직격탄을 맞은 SK이노베이션과 SK㈜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43.0%, 45.6%로 SK 상장 계열사 가운데 상위집단에 속한다. 

2016년 SK그룹 내 기부왕을 기록했던 SK텔레콤의 영업이익률은 14.4%에서 지난해 5G 투자 등으로 인해 8.3%로 빠졌다. 이익률이 줄면서 자연스레 기부금 규모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기부는 주로 실적 상위 집단에서 대부분을 책임지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문화가 형성된 계열사는 금액의 변동 폭은 있지만 일정 금액 이상을 사회에 내놨고, 그렇지 않은 곳은 줄곧 기부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기부액수 1000만원 이하의 계열사는 전체 16개사 중 18.8%인 3곳(SK디앤디, SKC솔믹스, 드림어스컴퍼니)으로 집계됐고, 기부금 항목을 공개하지 않은 곳도 3곳(18.6%, SK디스커버리·나노엔텍·에스엠코어)에 달했다.

작년엔 전체 계열사의 21.1%(4곳)가 1000만원 이하 기부 계열사였다. SK디앤디와 SK렌터카가 각각 800만원, 600만원씩을 냈고, SKC솔믹스와 드림어스컴퍼니는 기부금 항목으로 지출한 내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도 나노엔텍과 에스엠코어는 기부금 항목을 공시(10.2%)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