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아웃도어가 작년에도 국내 아웃도어 회사 중 사회공헌활동에 가장 열심히 동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원아웃도어의 기부금 총액이 매출 상위 10개사 합보다 2.5배나 많았다. 반면 아이더와 레드페이스, 내셔널지오그래픽(더네이처홀딩스)는 기부금이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나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38억7500만원을 쾌척했다. 이는 국내 아웃도어 회사 중 가장 많은 금액으로, 전년 대비 328.1% 증가한 금액이다. 아울러 개별 수치 확인이 어려운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제외한 매출 상위 10개사의 기부금 총액 16억4300만원에 비해서도 135.8%나 많았다.

지난해 4107억원의 매출과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아웃도어 업계 실적 1등을 기록했던 영원아웃도어가 사회공헌활동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한 이유는 노스페이스의 사회공헌활동을 접목한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기업이 사회적 이슈를 마케팅과 연계하는 것) 정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노스페이스는 지난 2015년부터 전국 30여개의 전용 매장에서 판매한 '노스페이스 에디션'의 수익금 일부를 월드비전에 기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인 금액은 탄자니아와 방글라데시 식수 개선 사업에 쓰여 약 4만5000명의 현지 주민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영원아웃도어의 관계사인 영원무역도 올 2월 코로나19 예방 및 방역을 위해 성금 5억원을 기탁하며 기부활동을 벌인 바 있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월드비전을 통해 기부함으로써, 소비자와 함께하는 장기적인 기부 활동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활동을 이어나감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원아웃도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부금을 쾌척한 곳은 'K2'와 '살레와' 브랜드를 갖고 있는 케이투코리아로 8억2900만원을 냈고, 그 뒤로  블랙야크 3억9000만원, F&F(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3억4900만원, 네파 5700만원, 밀레가 1200만원 순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아이더와 레드페이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해 기부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국내 아웃도어 기업 대다수가 지난해 기부금을 전년 대비 소폭 늘리거나 줄렸는데, 이는 예년 대비 춥지 않은 겨울 기후에 따른 판매 부진과 트렌드 및 수요 예측 실패에 따른 재고 증가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년 대비 기부금을 6.2% 줄인 블랙야크는 지난해 매출액 3360억원,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해 적자가 같은 기간 112억원 확대됐다. 작년 매출액 1016억원, 영업손실 40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밀레의 경우는 기부금이 전년 대비 85.4%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지난해 아웃도어 업황 침체 현상이 기부 심리에 악영향을 끼쳤고,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통상적으로 연말에 집중하던 이웃돕기 활동마저 많이 축소한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는 연초부터 코로나19로 매출이 타격을 입은만큼 기부금 수치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에서도 영원아웃도어가 0.94%로 가장 높았고, ▲케이투코리아 0.12% ▲블랙야크 0.12% ▲F&F 0.04% ▲네파 0.02% ▲밀레 0.01% 순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