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익' 금호아시아나, 공정위 과징금 320억 부과
박삼구 전 회장 등 경영진·법인 검찰 고발…금호 "사실무근, 적극 대응할 것"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7일 14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장금 320억원을 부과 받았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경영진은 검찰에 고발될 위기에 직면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7일 금호산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9개 계열사가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 인수자금 확보에 곤란을 겪던 금호고속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2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열사별 과장금 규모는 금호산업 약 152억원, 금호고속 약 85억원, 아시아나항공 약 82억원이다. 공정위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박홍석·윤병철),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 총수와 경영진·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총수 중심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금호고속을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로 인한 유동성 위기, 2010년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자율협약 개시 등 주요 계열사가 채권단 관리 아래 놓이는 경영위기를 겪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핵심 계열사가 채권단 관리를 받아 총수일가의 그룹 장악력이 약화되자, 박삼구 전 회장은 지난 2015년 10월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을 설립해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했다.



금호고속은 계열사 인수를 위한 총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려했고,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으로부터 약 5300억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금호고속의 열악한 재무상태로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은 해외 기내식업체, 계열사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안을 기획·실행했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채권단에 포함됐을 뿐 아니라 과다한 차입금, 높은 부채비율, 담보 자산 고갈 등을 이유로 금호고속이 자력으로 신규자금을 조달하기 매우 곤란했기 때문이다. 당시(2016년 말 기준) 금호고속은 4000억원이 넘는 차입금을 보유하고 연간 이자비용 부담만 수백억원에 달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략경영실은 그룹의 주력인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사업을 매개로 한 자금조달 계획과 계열사·영세 협력업체들을 이용한 자금지원안을 설계해 계열사들이 실행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지적사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 거래와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가 결합된 일괄거래에 대한 부분이 자리한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지난 2015년부터 전략경영실은 해외 투자 자문업체인 '스프링파트너스'를 통해 금호고속 투자를 조건으로 한 일괄거래구조를 기획해 다수 해외 기내식 공급업체에 제안했고, 스위스 게이트그룹은 이를 수락했다. 이후 금호고속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30년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매개로 0% 금리와 만기 최장 20년 등 유리한 조건으로 1600억원의 BW를 발행해 게이트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게이트고메스위스(GGS)와 4대6 비율로 설립한 합작투자법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지난 2016년 말 기내식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2017년 3월부터 4월까지 게이트그룹 내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GGFS)는 만기 1·2·20년의 금호고속 BW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부속 계약·합의 등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기내식과 BW 일괄거래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사실상 보증·담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고속 투자를 거절한 기존 거래상대방을 포함한 해외 기내식업체들과 더 유리한 기내식 거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일괄거래구조를 수락한 게이트그룹과 거래했다고 꼬집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호고속은 당시 정상금리(3.77%)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의 BW금리(0%)를 통해 총 162억원의 과다한 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5월 NH투자증권이 금호고속에 대여한 약 5300억원의 조기상환을 요청하며 자금사정이 급박해짐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 9개 계열사가 금호고속에 저리로 자금을 대여한 점도 문제 삼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략경영실 지시로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낮은 금리로 신용대여했고, 이 가운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비계열 협력업체를 이용한 우회적 방식의 자금대여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회 대여 과정을 보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자금 대여의 여력이 없는 중소협력업체에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협력업체는 이를 그대로 금호고속에 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금호고속이 정상금리(3.49~5.75%)와의 차이에 해당하는 총 7억2000만원의 이익을 제공받았다고 판단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의 지원행위로 금호고속은 약 169억원의 금리 차익을, 박삼구 전 회장 등은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 약 77억원과 2억5000만원의 결산배당금을 챙겼다. 더불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금호터미널 등 핵심 계열사를 인수해 총수일가의 그룹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의 토대를 마련했다. 금호고속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 2016년 8월 약 41%에서 2019년 51%로 확대됐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각 자금대차 거래는 적정 금리 수준으로 이뤄졌고, 짧은 기간 일시적인 자금 차입 후 상환된 것으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총수 또는 그룹 차원의 지시, 관여에 따른 행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내식과 BW 거래에 대해서는 "게이트그룹을 인수한 하이난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등 각자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라며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정위가 무리한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고속에 대한 BW 투자는 전략적 제휴에 따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로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이뤄진 통상적인 거래로 전혀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기내식에 대해서는 "서울남부지검에서 기내식 관련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고, 서울중앙지법은 LSGK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승소 판결을 내리는 등 이미 사법기관이 동일 사안에 대해 무혐의 취지로 판단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정위로부터 정식 의결서를 송달받으면 내용을 검토한 뒤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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