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벌려야" LG의 배터리 1위 굳히기
배터리 사업 분할로 '포스트 반도체' 실현할까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LG그룹의 전지사업 분할을 두고, 전기차 배터리의 '포스트 반도체' 실현을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공개(IPO)를 발판 삼아 타 업체와 격차를 벌려 1위 자리를 굳건히 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한국 산업의 주력인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제2의 반도체'로 불렸다. 실제로 2025년부터는 배터리 시장규모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를 뛰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높은 기대와 달리, 지난해까지 국내 배터리 업체들 중에서 이를 경영 성과로 증명한 곳은 없었다. LG화학의 경우 2019년 한 해 전지사업부문에서 낸 적자만 4543억원에 달했다. 다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자동차 전지 부문이 분기 영업 흑자를 내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올해 2분기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이 깜짝 실적을 거두면서 주춤했던 기대는 다시 피어올랐다. 한 분기에 1000억원의 적자를 내던 전지사업이 올해 2분기 15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LG화학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동시에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차지에도 성공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4.6%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만 해도 LG화학의 점유율은 4위에 머물러 있었다. 1~3위는 모두 해외 배터리 업체들 차지였다. 1위는 중국의 CATL, 2위와 3위는 각각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의 BYD가 차지했다.


LG그룹은 전지사업부문의 물적분할과 기업공개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대한 기대감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유치한 자금을 설비 증설 등 투자에 사용하면 다른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적분할을 선택하지 않은 배경도 주목된다. 물적분할로 떼어내면 신주 발행에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LG 자회사로 들어가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다면, 지분율 희석 우려 탓에 자금 유치가 쉽지 않다. 게다가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어, 자회사 지분율을 20% 미만으로 떨어뜨리기도 어렵다.


전지사업부문의 가치 재평가도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다. 증권 업계는 LG화학 주가에 반영된 전지사업부문의 가치가 38조~45조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CATL의 시가총액은 77조원으로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의 현 가치는 CATL 시가총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려면 자금력이 우선"이라며 "물적분할 후 IPO 하기로 결정한 것도 자금 유치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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