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밸류 고발, 제도 위반 때문…밥그릇 싸움 아냐"
이홍규 감정평가사협회 이사…"신뢰성 부족한 가격 제시 플랫폼 문제"

[팍스넷뉴스 박지윤 기자]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프롭테크 기업 빅밸류를 고발한 이유는 감정평가사의 전문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이홍규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이사(사진)는 18일 서울 강남구 방배동 감정평가사회관에서 "빅밸류가 단순히 감정평가시장에 진출해서 협회가 밥그릇 지키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라며 "감정평가제도 자체를 침해했기 때문에 협회가 고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 빅밸류 가격 제시 플랫폼, 명백한 감정평가제 위반


이 이사는 "의사 면허가 없는 일반인이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의료기기를 사용해서 환자를 수술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의사 아닌 사람이 수술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홍규 이사는 "금융기관에서는 공동주택의 경우 KB부동산 리브온 시세나 부동산테크 또는 감정평가업계 자문을 받아 대출을 실행한다"며 "감정평가 자문비용은 얼마 되지도 않고 업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감정평가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빅밸류를 고발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부정확한 데이터로 가격 제시…위험한 감정평가행위


이홍규 이사는 "프롭테크 플랫폼 중 감정평가업계와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부분은 가격 제시 플랫폼"이라며 "없는 가격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플랫폼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빅밸류는 가격 제시 플랫폼이 실거래가, 부동산 가격 공시 자료 등 기초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특정 부동산에 대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부동산은 개별성이 매우 크고 알고리즘으로 패턴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거래 사례를 제공하는 플랫폼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빅밸류는 회사의 특화한 알고리즘으로 가격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감정평가방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감정평가라는 것은 반드시 감정평가방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판단해서 가격을 제시하는 행위이면 감정평가행위를 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정평가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가치를 판단하는 방식은 비교방식, 원가방식, 수익방식 3가지로 나뉘는데 가격 제시 플랫폼도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가격제시 플랫폼에서 주장하는 기존의 실거래가, 공시가격 자료를 활용했다면 이것은 비교방식을 사용한 것"이라며 "실거래가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특정 물건과 비교해서 가격을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바로 비교방식을 적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실거래 자료는 지분 거래, 이해관계인 거래 등 정상적인 거래가 아닌 자료를 포함할 수 있는데 이는 데이터 측면에서 보면 오류가 있는 정보"라며 "이 같은 데이터 오류를 어떻게 걸러내는지도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만약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면 잘못된 가격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산출한 가격에 대해 끊임없이 검증하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수정·보완해야 할텐데 가치 판단의 전문가가 아닌 엔지니어들이 검증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빅밸류는 가격 제시 플랫폼을 통한 검증 행위가 바로 감정평가라는 것을 간과한 것 같다"며 "부정확한 데이터를 투입하면 부정확한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데이터 정제 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없는 가격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 프롭테크, 전문업무 향상 도구 기능…전문가와 협업해야


이홍규 이사는 "프롭테크는 전문가가 더 빠르게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라며 "미국의 경우 감정평가사들이 다양한 프롭테크를 감정평가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감정평가 관련 회의에 가면 각종 프롭테크 업체들이 회의장에 안내부스를 설치하고 새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홍보한다"며 "프롭테크 업체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감정평가사 업무를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빅밸류처럼 자사가 만든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감정평가사가 필요 없다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해외처럼 감정평가사와 프롭테크 기업의 협업이 가장 바람직한 관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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