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상장 앞둔 쿠콘의 기회일까?
자발적 정보개방 속 데이터스크래핑 기술력 가치 희석 우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데이터 제공 업체 쿠콘의 성장성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 도래한 '마이데이터' 시대가 분명한 사업적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반면 사업 기반을 흔드는 '위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쿠콘은 국내 핀테크 생태계를 지지하는 핵심 기업 중 하나다. 쿠콘은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정밀하게 수집 및 분석해 제공하는 기술력(데이터스크래핑) 덕분에 급성장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대에는 기업간 비식별 정보의 공개와 교환이 의무화되며 쿠콘의 성장을 견인한 기술적 우위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6년 설립된 쿠콘은 은행,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들과 핀테크기업들이 비대면 금융 사업을 펼치는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제공하는 식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다. 총 30여 국가, 2500여 기관으로부터 수집·연결한 5만여개 정보를 확보해 기업들이 비대면 금융상품이나 플랫폼 등을 만들 수 있게 제공해왔다. 수집 정보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하기 쉬운 API(애플리케이션 응용프래그램) 형태로 판매해 온 것도 특징이다. 


성장을 견인한 주요 경쟁력은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데이터 스크래핑 기술력이다. 전금융권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드문 상황에서 쿠콘은 오랜 기술개발 덕분에 시장을 선점했다. 관련 국내외 특허만 24개나 확보했다. 높은 기술력 덕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근 3년간 무려 3배씩 급성장했다.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46억원에서 2019년 41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억원에서 62억원으로 증가했다.


승승장구하던 쿠콘의 성장성은 지난 8월이후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일컫는 말이다. 이번 개정안은 특정 기업이 보유한 개인 정보를 다른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업들이 가지고 있던 개인 정보의 공개와 교환이 의무화되면 쿠콘이 내세운 데이터 스크래핑과 같은 기술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정보 수집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는 탓에 기업들이 굳이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쿠콘이 수집한 데이터를 매입해 사용할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개정안 시행 전후 빠르게 '오픈 API 플랫폼'을 구축하고 보유한 고객 정보를 비식별 형태로 공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가장 방대한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시중은행들부터 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시중에 개방되는 개인 정보의 범위가 쿠콘이 그동안 취급하지 않은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 역시 기술 우위가 유지되기 힘든 점으로 꼽히고 있다. 쿠콘의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과 관련 노하우와 역량이 금융 정보에 한정된만큼 확정성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데이터 분석 기업들이 후발주자로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 상황만 치열해질 수 있다.


예컨대 현재 국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개인의 '상품 주문 내역'과 같은 비금융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법'의 기본 취지가 정보 소유권이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 있다는 것인 만큼 개인의 '동의하'에 공개될 정보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비금융 정보까지 활용해 API를 만들고 유통하는 데이터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개인 맞춤형' 금융 상품 및 서비스 출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마이터시대가 쿠콘 입장에서 사업적 위협으로만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전문 기업으로서 활용 가능한 개인 및 기업 정보가 늘어나는 것 자체만으로 사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제품(API)을 개발해 나간다면 현재와 같은 시장 우위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않은 일이다. 


쿠콘 역시 마이데이터 시대를 사업 확대의 기회로 삼기위해 기존 데이터스래핑 기술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개방한 방대한 정보들 중에 의미있는 정보를 선별해 중계하고 분석하는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 역시 정보 수집·분석 역량을 제고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복수의 IB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마이데이터 시대에 정보들이 개방되고 있다고 하지만 개별 기업들에 접촉해 정보를 일일이 수집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쿠콘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활용도 높은 API 상품들을 개발해 나간다면 중장기 경쟁력도 유지해나갈 순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1호 핀테크 상장사인 웹케시의 계열사인 쿠콘은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2021년 1분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IPO를 추진한다. 쿠콘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최대주주는 웹케시그룹의 컴퓨터 시설관리 자회사인 웹케시벡터(지분율 30.2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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