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전환' SK E&S, 모회사 ㈜SK '현금창구'
전체 배당수익의 65% 차지…올해만 4542억 수입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SK그룹의 가스·에너지 계열사인 SK E&S가 SK㈜와 최태원 회장 오너일가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적이 대폭 악화된 가운데에도 고배당을 유지하면서 모회사의 곳간을 두둑이 채워줬다. SK㈜가 지분 90%로 최대주주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재원 창구로 활용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SK E&S는 중간배당으로 5048억원을 지급했다. 이로써 SK E&S는 최근 2년간 총 2조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K E&S의 매출(별도 제무재표 기준) 1조5444억원보다 4556억원(29.5%) 많은 규모다. SK㈜는 이번 배당으로 454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배당 재원은 지난 4월 차이나가스홀딩스(China Gas Holdings) 지분을 팔아 확보한 약 1조8101억원을 활용했다. 매각 자금의 약 28%가 배당으로 유출되면서 SK E&S는 신용등급 하락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SK E&S의 신용등급 적정성을 재검토할 예정으로,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한기평은 앞선 지난 2월 SK E&S가 배당을 확대할 경우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 경고를 내놨었다. 당시 최근 지속된 고배당으로 신용등급 평가 요소인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차입금의존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아울러 한기평은 SK E&S의 고배당은 SK㈜가 추진하는 투자정책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SK㈜는 종속회사에 대한 지원, 신규 자회사 인수 및 자기주식 매입 등 대규모 자금집행을 중기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는 SK E&S의 배당성향이 더욱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SK㈜가 SK E&S를 현금 창구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올해 SK E&S의 실적은 크게 악화돼 배당 규모 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2분기 SK E&S의 영업이익은 -19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88억원으로 전년 동기(1199억원)대비 76% 빠졌다. 약 911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력 수요가 줄고 유가가 급락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SK E&S 감사보고서 참고


SK E&S의 고배당 정책은 2017년부터 본격화됐다. 유가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2016년 1508억원이던 배당금은 지난해 7300억원으로 늘었다. 3년 간 총 5792억원(384%)이 증가했다. SK E&S가 지급한 배당금이 SK㈜의 지주 부문 배당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2016년 SK㈜ 배당수익의 26%를 차지하던 SK E&S 배당금 비중은 2018년 93%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65%로 감소했다. 


이에 힘 입어 SK㈜의 배당 수익은 최근 4년 간 5470억원(94%) 증가해 지난해 1조126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SK㈜의 총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463억원에서 1조4809억원으로 6346억원(75%) 급증했다. SK㈜는 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인 배당 수익을 바탕으로 연간 1조원 안팎의 EBITDA를 창출하고 있다.


SK㈜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회사가 배당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캐시카우 역할를 하는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면 SK㈜의 배당수익이 늘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개정안에 따르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려면 지분율 30%를 보유해야 한다.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07%로 9.93%를 더 확보해야 한다. 21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 총액 61조5000억원을 바탕으로 계산할 때, 약 5조72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SK E&S를 비롯해 SK㈜가 지배력이 강한 비상장 자회사를 중심으로 배당성향을 늘리는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기평이 지난 2일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1조8000억원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당금 지급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SK㈜ 관계자는 "배당은 SK E&S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으로 SK㈜와는 무관하다"며 "배당금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 기업 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E&S 측은 "이사회는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 매각을 바탕으로 배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SK E&S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유정준 대표이사는 SK㈜에서 C&C 추진단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추형욱 기타비상무이사는 SK㈜의 투자1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나머지는 SK E&S 임원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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