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얼롱의 실효성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대법원 판결, 투자자 권리 보호 '아쉬움'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1일 09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정강훈 기자]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소송은 동반매도권(Drag Along, 드래그얼롱)이 주요 쟁점이 되어서 대법원까지 간 첫 사례로 꼽힌다. 


소송의 개요는 이렇다. DICC가 기업공개(IPO)에 실패하자 재무적 투자자(FI)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드래그얼롱 행사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원매자들에게 보여줄 자료를 만들기 위해 두산인프라코어에 자료 제공을 요청했으나 충분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 결국 매각 작업은 진행될 수 없었고 이에 FI가 소송을 제기했다.


계약상 두산인프라코어가 FI의 드래그얼롱에 동의하지 않으려면, 직접 지분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더 좋은 조건에 인수할 제3자를 데려와야 한다. 따라서 드래그얼롱을 방해한 두산인프라코어가 FI의 지분을 인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FI의 주장이다.


이 논리는 2심에서는 받아들여졌으나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협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는 인정돼지만, 인수 대상자나 매각금액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M&A가 본계약까지 이뤄지려면 수많은 변수가 있는데, 두산인프라코어가 자료 제공에 협조하지 않은 것만으로, 드래그얼롱을 거부한 것과 동일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말이다.


논리적으로 보면 대법원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거래조건도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FI는 엄밀히 말하면 드래그얼롱을 완전히 행사한 것은 아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드래그얼롱의 준비단계에서 협조하지 않았을 뿐, 지분을 팔라는 FI의 요구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인 M&A 과정을 생각해보자. 회사의 비협조로 자료 제공이나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M&A가 진행될 수 있을까. 그런데 그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고 해서 드래그얼롱에 책임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드래그얼롱은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비상장기업의 소수 지분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 어떻게든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FI로선 엑시트 기회가 차단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에 대한 투자자 보호장치로 드래그얼롱이 활용되고 있지만, 이번 판결의 결론은 협조 의무와 의무 위반을 상세하게 정하지 않는다면 그런 투자자 보호장치는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경영진과 소수 지분을 가진 투자자는 근본적으로 대등한 관계일 수 없다. 애초에 DICC가 IPO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했다면 드래그얼롱이나 그에 따른 소송도 없었을 것이다. FI 입장에서 보면 설사 이번 소송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투자 당시에 원했던 결과물은 아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법원이 투자자의 권리를 보다 보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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