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인 VC협회장 "지배구조 바꿔야 해외 LP 온다"
LLC형 벤처캐피탈 활성화 필요…해외·민간 자금 유입 늘려야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6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2020년은 국내 벤처캐피탈 산업의 큰 변화가 시작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의 숙원이었던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촉법)'이 지난해 8월 본격 시행되면서 벤처캐피탈도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벤처캐피탈이 단순히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 아닌 독립적으로 육성해야 할 대상으로 올라섰다. 


2019년 취임한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협회) 회장(사진)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벤촉법의 국회 통과를 꼽을 수 있다. 정 회장은 이제 벤촉법을 바탕으로 국내 벤처캐피탈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 중이다. 양적인 성장보다는 각 벤처캐피탈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협회장 퇴임을 앞둔 정성인 회장은 기자와 만나 "벤촉법 시행으로 벤처캐피탈 산업이 큰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며 "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지배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탈은 지배구조를 기준으로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과 유한회사(LLC)형 벤처캐피탈로 구분된다. 1990년대 본격적으로 국내 벤처투자 산업이 태동할 무렵에는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 설립이 주를 이뤘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미국 등 벤처투자 선진국들의 형태를 본딴 LLC형 벤처캐피탈도 여럿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국내 1호 LLC형 벤처캐피탈인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설립한 인물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생겨난 이후 후발 주자들이 뒤를 이었지만 아직까지는 LLC형 벤처캐피탈이 완전히 자리 잡진 못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설립된지도 아직 20년이 되지 않은 만큼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벤처캐피탈들이 전문성을 높이고 대형화를 이루기 위해선 국내 벤처펀드에 해외 LP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해외에서도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매력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의 지배구조 문제로 벤처펀드 출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에도 세콰이어캐피탈이나 안데르센 호로위츠와 같은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벤처캐피탈이 생겨나기 위해선 해외 LP들의 대규모 자금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LLC형 벤처캐피탈은 주주가 곧 경영자이고 펀드 운용인력인 형태다.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과는 다르게 투자와 이익 배분에서 주주와 출자자 간 이해 상충 문제가 없어, 그만큼 독립적으로 조합을 운영할 수 있다. 미국 등 벤처투자 선진국에서는 LLC형 벤처캐피탈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편 정성인 회장은 벤처투자 시장에 민간 자금 유입 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국내 벤처펀드 자금은 약 40%에서 많게는 80%까지 정부 예산 혹은 정책금융자금으로 구성돼 있다. 자산운용 시장에서 벤처투자가 상장 주식 혹은 부동산 투자보다 위험성이 높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정 회장은 "아직 시기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20년~30년 후에는 벤처펀드 조성에 정부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날이 올 것"이라며 "벤처캐피탈들이 계속해서 전문성을 높여나간다면 일반 기업은 물론 연기금, 공제회 등 민간 영역에서 벤처펀드에 출자를 늘려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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