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진섭 기자] 티에스인베스트먼트(TS인베스트먼트)의 1회차 전환사채(CB)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됐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CB 투자자들의 발빠른 조치다.

16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1회차 CB 10억원 어치에 대해 지난 13일 전환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1928원으로 신규 발행되는 주식은 51만8672주다. 이로써 티에스인베스트먼트의 1회차 CB는 627원만 남아 사실상 완전 소멸됐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 1회차 CB는 2017년 6월 발행됐다. 중소기업은행(30억원)과 삼성증권(30억원), 산은캐피탈(20억원), 에이스투자금융(10억원), 오디텍(10억원), 신한금융투자(10억원), NH투자증권(10억원)이 투자자로 참여, 총 120억원 어치의 CB를 매입했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당시 M&A조합에 투입할 자금 마련을 위해 CB를 발행했다.

CB 발행 당시만 하더라도 티에스인베스트먼트를 둘러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6월 한 달만 3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고, 투자 자산일부에 대한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나타냈다.

하지만 상장 벤처캐피탈의 주가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티에스인베스트먼트 주가는 하락 국면을 맞이했다. 1회차 CB를 발행한 2012년 중순만 하더라도 4000원대를 넘나들던 주가는 연말 무렵 2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로 인해 최초 4130원으로 설정된 전환가액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거듭하며 하한선인 2891원까지 내려갔다.

리픽싱이 끝까지 이뤄진 뒤에도 티에스인베스트먼트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9년에는 150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결국 일부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청구권(풋 옵션) 행사에 나섰다. 풋 옵션이 행사된 1회차 CB의 규모는 최초 발행금액의 절반인 60억원에 달했다.

반전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리며 일어났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가 펀드를 통해 두나무에 투자를 단행한 것이 주가에 불을 붙였다. 두나무 상장 관련 소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티에스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상승을 거듭, 이달 7일 장 중 한때 6500원을 넘기기도 했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풋 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채 CB를 보유하고 있던 FI들은 속속 전환권 행사에 나섰다. 1회차 CB 투자자들은 지난달 18일과 이달 7일에도 각각 10억원과 30억원 어치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당시 전환가액은 2891원이었다. 이 시기에는 티에스인베스트먼트가 실시한 무상증자가 전환가액에 반영되지 않다 보니 가장 최근의 전환가액과는 1000원 가까운 격차가 존재했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주식으로 전환된 CB는 총 50억원 어치다. 이 시기에 전환권 행사로 발행된 신주는 총 190만2276주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의 15일 종가(5040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평가액은 96억원에 달한다. 이 때 전환된 CB만 놓고 본다면 원금이 2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