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쿠팡의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물류리츠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센터 화재가 여러차례 발생한 가운데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만큼 보험료, 임대료 등 비용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내 물류리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특히 국내 대표 물류리츠 기업 ESR 켄달스퀘어리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시 마정면 덕평로에 위치한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희생되고 물류센터 전체가 전소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덕평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12만7000㎡(3만9000평) 규모의 초대형 물류센터로, 쿠팡이 전량 사용하고 있는 쿠팡 보유자산이다. 정식 명칭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덕평물류센터로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과 입점업체들의 물류를 대행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 물량이 보관돼 있다.

쿠팡 물류센터 중에서도 메가급 물류센터의 화재로, 투자시장의 관심은 쿠팡을 주요 임차인으로 두고 있는 ESR켄달스퀘어리츠로 향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국내 부천, 고양, 용인, 이천, 평택, 안성, 김해 등 물류센터 12곳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요 임차인은 쿠팡을 비롯해 마켓컬리, 필라, GS리테일, CJ, 동원 등 다양하다. 이번 화재의 중심인 쿠팡은 30여개 도시에서 170개 물류센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중 30%가 ESR 켄달스퀘어가 운용하는 물류센터다.

하지만 이번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ESR 켄달스퀘어리츠 보유 자산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켄달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리츠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물류센터에 대한 대대적인 소방점검 등이 있겠지만 현재도 문제없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유 물류센터의 화재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켄달스퀘어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물류센터는 불연성 소재인 유리벽(Glasswall)으로 샌드위치 패널을 구성하고 있어, 쿠팡 덕평물류센터와 같은 대형 화재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물류센터 화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물류센터와 물류리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이천, 7월 용인에서도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고질적인 물류센터 화재로 보험료 등 물류센터의 비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물류센터의 인허가와 건설이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용인·이천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물류센터 공급 과잉 우려로 해당 행정기관의 인허가 허들이 높아진 가운데 잇단 물류센터 화재까지 겹치며 신규 물류센터 건립의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더욱이 화재로 초대형 물류센터를 대체할 물건을 찾기 쉽지 않은 데다, 화재로 인해 보험료도 상승해 비용 부담이 더 높아졌다. 이경자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3년간 물류센터 보험료는 2배 이상 급등했다.

이런 탓에 리츠 계약 구조에 따라 리츠 수익률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 구조 상 자산보유자가 물류센터 임대료와 보험료 등의 비용을 부담할 경우는 수익률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옵션별 보험계약 구조가 다른 데다, 최종적으로는 비용상승 분에 대해 임차인에게 부담을 넘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번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 해 쿠팡 불매 운동 등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리츠업계 관계자는 "쿠팡 불매운동 여파가 어느정도인가에 따라 영업 차질 등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리츠는 장기계약으로 임대인으로부터 수익률이 보장돼 있다"며 "이번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물류리츠 시장에 미치는 당장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