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블루파워' 통해 본 채권시장 변화
ESG물결에 올해 첫 미매각…투자업계 '분수령'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07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여파로 늘어난 정부 지원과 유동성으로 회사채 시장은 유례 없는 흥행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들이 줄이어 오버부킹으로 주문을 받으면서 강세 발행 분위기도 이어졌다.


그런데 이 축제 분위기에 유일하게 끼지 못한 발행사가 있는데 바로 AA급 삼척블루파워였다. 지난달 실시한 10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하는 굴욕을 겪은 것이다.


삼척블루파워의 수요예측은 실시하기 전부터 시장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과거 발행과 달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투자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탄소 중립'이 실제 투자환경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삼척블루파워는 대표적인 반(反) ESG 기업으로 손꼽힌다. 강원도 삼척시에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최근 투자업계의 '탈석탄금융' 물결에 반한다. ESG 요소를 투자기준에 반영한다면 '화력발전소'를 짓기 위한 딜에는 참여하기가 어렵다. 이 영향으로 실제 국내 3곳 신용평가사는 최근 등급전망을 AA-급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비우호적인 정책, 조달환경의 여파가 신용도에도 반영된 것이다.



이번 삼척블루파워의 미매각 사례는 ESG 평가 기준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적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분수령이 됐다. 회사채 투자자의 큰 손인 운용사, 연기금, 보험사 등이 대부분 ESG 요소를 투자 판단에 반영하면서 변화가 눈에 보이게 나타났다. 금융기관들은 ESG 경영 트렌드의 가속화에 앞서 '탈석탄' 선언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투자업계의 변화로 증권사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기 어려운 상태다. 이번 미매각 회사채 뿐 아니라 향후 발행할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에 1조원 가량의 회사채 인수 확약을 제공한 증권사가 많다. 확약 당시만 하더라도 이러한 ESG 물결을 예측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ESG 평가기준이 투자업계 깊이 들어온 이상 IB의 사업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 까지는 신용도, 금리, 수수료 등 발행 조건과 딜의 구조를 위주로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투자자의 ESG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발행사 성격과 조달 자금의 사용처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업무가 추가됐다.


아직까지 ESG 요소, 사용처에 대한 기준이 미흡하고 사후관리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번 삼척블루파워의 사례에서 보듯 발행시장에도 분명한 기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또한 ESG에 반하는 딜에서 주관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IB 업계도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사회구조와 환경, 지배구조 개선 등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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