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라이프스타일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시장의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수십년 간 거실을 차지해 온 정통 백색 가전은 알록달록하고 파스텔톤의 색을 입은 신(新)가전에게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는 MZ(1980~2000년대 초)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전'은 더이상 단순 제품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성향·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창구다. 여기에 발 맞춰 최근 가전업체들도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신가전을 선보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중 LG전자가 지난해 론칭한 '오브제컬렉션'은 MZ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냉장고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워시타워 등 다양한 주방가전으로 오브제컬렉션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론칭 당시부터 지금까지 뜨거운 반응을 거둔 덕분이다. 실제 오브제컬렉션은 당초 지난해 10월 총 11종으로 론칭됐으나, 최근엔 라인업이 16종으로 늘어난 상태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해 들어 ▲꽃, 채소, 허브 등 다양한 식물을 누구나 손쉽게 키우고 즐길 수 있는 식물생활가전 'LG 틔운' ▲올인원타워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S'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알파' ▲'휘센' 타워 에어컨 등이다. 

오브제컬렉션의 흥행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오브제컬렉션 실적이 본격 반영되기 지난 1분기부터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부(H&A)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H&A본부는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동기(16조7289억원)와 비교하면 약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사업(MC) 철수 및 완성차 공장 셧다운에 따라 전장사업(VS)이 주춤세를 이어간 반면 회사 전체적인 호실적을 달성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오브제컬렉션의 흥행을 이끈 구매층은 MZ세대다. LG전자에 따르면 출시 후 1년 동안 LG 오브제컬렉션 제품을 구매한 고객 중 4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상회했다. LG전자 생활가전을 구입한 전체 고객의 경우 40대 이하 비중이 절반인 것에 비해, 오브제컬렉션은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았다는 의미다.

오브제컬렉션에 대한 MZ세대의 선호도가 유독 높은 것은 알록달록한 가전들이 한 공간에 놓였을 때 인테리어 요소로 작용하도록 디자인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냉장고 ▲세탁기 ▲오븐 ▲정수기 등을 모두 같은 재질과 색상으로 맞출 수 있어 인테리어적으로 통일감과 미적 요소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처럼 MZ세대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가전을 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신가전이 기존 백색가전 대비 출고가가 높음에도, MZ세대가 '큰 손' 고객으로 부상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사실 LG전자가 이같은 트렌드를 쫓기 시작한 건 오브제컬렉션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6년부터 공간에 가치를 더하는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각각 출시하며 신가전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

최근 LG전자는 LX하우시스와 협업을 통해 오브제컬렉션의 신규 컬러 공동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새로운 컬러와 디자인은 LG 오브제컬렉션 및 LX하우시스의 주방가구 등에 모두 적용돼 향후 고객들은 더 조화로운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부사장)은 "LG 프리미엄 가전의 압도적 성능과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모두 갖춘 오브제컬렉션 라인업을 지속 강화해 더 많은 고객이 공간 인테리어 가전의 차별화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