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올 상반기 택배업계가 단행한 운송료 가격 현실화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맏형인 CJ대한통운만 봐도 해당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08% 급증한 624억원에 달할 만큼 택배비 인상이 실적향상에 기여한 몫이 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CJ대한통운과 비슷한 효과를 보지 않겠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회사 택배부문은 이미 올 상반기에만 택배비 인상 및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11억원(817.9%) 증가한 1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반기에는 이익 성장폭이 더 도드라졌을 여지도 있다. 택배비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진단 점에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택배비를 평균 150원 인상키로 했는데 이는 가이드라인으로 고객사별로 적용되는 시점이 상이하다. 이 때문에 인상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데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CJ대한통운 택배부문이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급 실적을 낸 것 역시 지난 4월 인상계획을 밝힌 이후 실제 가격 상승분 대부분이 이 시기에 반영된 게 컸다.
시장에선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실적 향상이 자사를 비롯해 롯데그룹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은 내부적으론 신주발행을 통한 대규모 재원마련, 재무건전성 개선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총 5865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영남권 물류통합센터, 여주 의류통합센터를 지을 예정인데 재무사정 상 투자부담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올 6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11.9%, 차입금의존도는 58.6%에 달해서다.
롯데그룹차원에선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롯데그룹의 숙원은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호텔롯데를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변경, 한-일 롯데간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인데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한-일 롯데의 지분이 섞여있다. 롯데지주(46.04%)가 최대주주긴 하나 일본 롯데 측인 L제2투자회사(14.18%), 호텔롯데(10.87%)가 3·4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에 나선다면 일본 롯데는 구주매출로 엑시트(투자금회수) 기회를 갖게 되며 이 회사에 대한 롯데지주의 실질적 지배력은 커지게 된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증권가를 중심으로 관련된 얘기들이 나오곤 있으나 현재 당사는 IPO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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