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TIGER구리실물'의 상장이후 수익률이 940%에 이르는 것으로 잘못 명시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내부 시스템 오류로 홈페이지상 상품 설명에 입력이 잘못됐다. 수익률 940%는 기초지수 대비 937%p(포인트)가량 아웃퍼폼한 수준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수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구리실물' ETF의 14일 기준 상장이후 수익률은 17.40%로 기초지수(2.83%) 대비 14.57% 웃돌았다. 그러나 전날까지 미래에셋운용 TIGERETF 홈페이지에 명시된 TIGER 구리실물의 상장이후 수익률은 939.79%로 기초지수(2.83%) 대비 936.96% 웃돌았다.

ETF는 지수추종 상품으로 수익률이 기초지수와 크게 벌어질 수 없다. 얼마나 지수를 잘 추종하는지가 상품의 안정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래에셋운용 홈페이지에 명시된 TIGER구리실물 ETF 상장이후 수익률은 심각한 수준의 괴리를 보였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운용은 '데이터 오류'라고 밝혔다. 현재는 오류 해결 후 정상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TIGER구리실물은 국내 유일 원자재 실물 ETF다. 원유, 구리, 농산물 등 원자재는 현물로 보관하고 거래하기 어려운 탓에 선물 투자가 주로 이뤄지는데, 조달청이 원자재비축사업을 시작하면서 실물투자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됐다. 미래에셋운용은 2012년 12월 조달청이 구리 실물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의 발행 증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국내 최초 구리실물 ETF를 출시했다. 출시 9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유일한 원자재 실물 ETF라는 점은 특이점이다.

TIGER 구리실물 ETF는 S&P GSCI Cash Copper Index를 기초지수로 하며, 이 지수는 구리 가격에서 LME 공인 창고의 창고보관료를 차감해 산출한다. 구리창고증권을 79.62% 담고 있으며, 원화와 달러 5.4%, KODEX구리선물 1.62%로 구성돼 있다. 실물 자산이기 때문에 결제의 용이성 제고 및 각종 비용, 보수 지급 등을 위해 자산의 일부를 현금으로 보유한다.

원자재이자 실물 ETF인 만큼 괴리율 초과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 7월 30일에는 ETF가격 1만240원, INAV(순자산가치) 1만498.71원으로 괴리율이 -2.46%를 기록, 한국거래소가 공시한 바 있다.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ETF 투자대상자산의 iNAV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투자위험 지표로, 마이너스(-)일 경우 ETF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 보다 저평가된 상태를 의미한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괴리율이 1%(해외 2%) 이상인 경우 공시한다.

또 보관 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으로 실물 ETF 대비 보수가 높은 편이다. TIGER구리실물의 총보수는 연 0.83%로, 'KODEX구리선물' (0.68%)과 비교했을 때 0.15%p(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운용규모 역시 244억원으로 작은 편이다.

구리는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며, 경제학자보다 실물경기를 더 잘 예측한다는 이유로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린다. 구리 가격은 지난 5월 1일 장중 1만747.50달러까지 치솟는 등 폭등했다. 이때 TIGER구리실물 ETF 역시 한달 수익률이 40%를 웃도는 등 함께 상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구리가격 하락에 따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TIGER구리실물은 15일 오후 1시 15분 현재 전날보다 0.05% 내린 1만23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조달청 원자재비축사업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물자 ▲국민 생활 안정에 긴요한 물자 ▲그 밖에 물가 안정과 수급 조절을 위해 긴급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자를 직접 구매해 쌓아두는 사업이다 구리·알루미늄·니켈·주석·아연·납 등 6대 비철금속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