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천랩이 CJ제일제당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천랩은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CJ바이오사이언스(CJ Bioscience, Inc.)로 바꾸기로 했다. 

또한 최임재 CJ제일제당 천랩PMI프로젝트장(상무), 박태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학부장), 서지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천종식 천랩 대표는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 이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하며 회사를 이끌게 된다.

천랩은 지난 2009년 설립한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의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브(microbe)와 생태계를 뜻하는 바이옴(biome)의 합성어로 미생물 생태계를 지칭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약 300만개의 유전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질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도 개발 중이다. 천랩은 염증성장질환(IBS) 치료제, 항암제, 간질환 치료제 등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대한 연구를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해 현재 비임상 단계에 있다. 지난해에는 뇌신경계(CNS) 바이오신약에 대한 탐색연구를 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매각한 이후 천랩 인수를 통해 신약개발 사업에 재도전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천랩의 최대주주인 천종식 대표와 주주 'Shanghai ZJ Bio-Tech Co., LTD'와 250억원 규모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732억원 규모의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은 총 983억원을 들여 지난 10월29일 천랩 지분 43.99%를 취득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레드바이오 사업 일체를 천랩에 양도하기로 의결했다. 양도일자는 내년 1월3일이이며 양도가액은 61억4700만원이다. 이를 통해 레드바이오 기반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은 자사 연구인력을 보내주는 등 전폭적 지원을 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J가 CJ헬스케어를 매각한 후 다시 바이오사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천랩을 인수한 만큼 이번에는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날 천랩은 CJ웰케어와 같은 건물인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그랜드센트럴타워로 본사를 이전했다. 천랩 관계자는 "경영 환경을 개선하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CJ웰케어는 내년 1월 설립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 자회사다. CJ제일제당은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웰니스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최근 가장 핫한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분야"라며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서비스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경우 CJ의 식품사업이나 건강기능식품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은 너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CJ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