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게임과 메타버스 관련 산업 발전을 목표로 특보단을 꾸렸다. 앞으로 특보단을 통해 NFT(대체불가토큰)와 P2E(돈 버는 게임) 등 게임·메타버스에 관련된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출정식에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NFT는 많은 사람에게 낯선 신기술이지만 게임과 융합하면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신기술일수록 이면의 그림자도 주시해야 한다"며 "정부는 게임 이용자와 노동자를 보호하면서 불공정행위와 범죄를 예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살펴봐야 할 문제로는 게임업계 노동자의 양극화, 소득 수준 차이에 따른 접근성 격차, 가상공간의 익명성에 따른 범죄, 저작권 논란, 현실사회 규범과의 조화 문제 등을 제시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 게임 매출은 연간 20조원 규모인데 무형의 가치는 20조원을 능가한다"며 "문화적 패권과 경쟁이 이뤄지는 세계에 한국 게임과 메타버스도 진입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날 출범한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장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과 박기목 프리즘넷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맡게 됐다. 위 단장은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로 게임 셧다운제와 확률형 아이템 등 여러 게임 이슈와 관련해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해왔다. 박 단장이 이끄는 프리즘넷은 'SD 건담 배틀 스테이션' 등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해왔다. 

위 단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내 P2E게임의 효시를 1998년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PC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당시엔 게임사에서 '작업장'이나 '아이템 거래소' 등의 요소를 강하게 제재하다가 최근 P2E 열풍이 불자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위 단장은 현재 한국 게임의 문제로 IP(지식재산권) 우려먹기, 확률형 아이템, 보수적인 게임 개발 기조, 국내 시장에 안주 등을 들었다. 이를 근거로 "현재의 한국 게임 산업은 보수화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며 "지금 구조에서 P2E 게임이 도입되더라도 이런 악순환 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P2E게임의 선행 조건으로 확률형 아이템 과금모델(BM)이 없는 완전한 무료 게임을 제시했다. 청소년 이용 불가와 게임 내 경제·가상화폐의 안정적 유지, 새로운 글로벌 IP 기반의 게임 개발 등을 내놓았다. 위 단장은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면 지금처럼 해외 시장 중심으로 P2E 게임을 출시하고 테스트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정식이 끝난 뒤에는 이흥주 한국직업전문학교 교수, 류명 APAC 대표,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 조태봉 한국문화컨텐츠라이센싱협회장, 김강렬 레드스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NFT와 P2E게임에 관련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들 가운데 게임업계 인사들은 P2E게임에 대한 국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반면 학계 측 인사들은 일정 수준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태도를 지키면서 입장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