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충청북도 진천군에 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하기 위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곳에 매립장을 만든 뒤 직접 운영까지 맡을 예정이다. 다만 인허가 규제 탓에 폐기물 매립장 건설이 쉽지 않을 경우 에코메니지먼트코리아(EMK) 인수를 노린다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27일 건설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충북 진천군 내 위치한 산업단지 중 한 곳에 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하기 위한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진천군 안에는 광혜원산업단지, 죽현일반산업단지, 음성하이텍일반산업단지, 문백태흥산업단지 등 다수의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다. 업계에서는 이중 주거지역과 거리가 멀어 지역사회의 반발이 적은 곳이 유력후보라고 분석한다. 

진천군 일대는 환경폐기물 업체들이 최적의 입지라고 입을 모으는 곳이다. 진천군을 중심으로 반경 180㎞ 내에 휴전선 이남 대한민국 영토 대부분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동선 거리를 줄이면서 폐기물 운반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폐기물 매립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역주민의 반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의 인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인허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를 대비해 플랜B로 EMK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EMK의 폐기물 매립장 역시 진천에 다수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MK는 폐기물 처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SK에코플랜트의 뒤를 잇고 있다. 충북 진천을 비롯해 경기 안산시, 충북 청원군, 울산광역시, 전북 익산 등 전국 11개 지역에 폐기물소각장과 매립장을 운영하고 있다. 

EMK의 최대주주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이 회사 매각을 위해 EY한영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예상 매각가는 1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최근 급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폐기물 처리 시장에서도 손에 꼽피는 대형 M&A다. 최근 폐기물 시장으로 사업확장을 시도 중인 건설사들간 치열한 인수 경쟁이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매립장 건설과 M&A라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폐기물 처리 시장 선두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일 968톤(의료폐기물 제외) 규모의 사업장폐기물 처리용량은 업계 1위에 해당한다. 의료폐기물 처리용량 역시 일일 139톤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SK에코플랜트는 2023년까지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약 3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3조원 중 1조8000억원은 이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 등 폐기물업체 9곳을 인수하는데 투자했다. EMK 인수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초 계획했던 자금 중 1조2000억원 가량이 남아있는 만큼, 자금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환경폐기물 업계 관계자는 "진천군에 폐기물매립장이 새로 들어설 경우 전국의 거의 모든 곳에서 일정한 비용으로 폐기물 운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에코플랜트가 EMK 인수도 함께 검토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운 것은 폐기물 매립장 건설사업의 변수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