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설 연휴 이후 금리 인상에 대비해 회사채로 현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발행사들이 줄이어 회사채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달 중 3조~4조원 이상의 회사채가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등 AA급 이상 우량채 발행사는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SK(AA+)는 이달 말 최대 40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3년, 5년, 10년물로 나눠 약 3000억원을 목표액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SK는 지난해 11월에도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대표적인 '빅이슈어'로 회사채 시장을 연 3~4회씩 찾는만큼 이번에도 3개월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3월과 6월에 각각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1900억원, 1500억원어치의 상환에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AA+)도 이달 말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롯데케미칼은 30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으로 정했고 만기는 3년, 5년, 10년물로 나눌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을 확대하면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탠다드에너지'에 약 65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15%를 확보하고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부터 바나듐, 아연흐름전지 등 ESS용 2차전지 소재를 연구해왔으며, 2019년부터는 바나듐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을 준비해왔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산업용, 가정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4월에는 190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 앞두고 있어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차환과 투자금 마련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했던 롯데지주(AA0)도 다시 시장에 나선다. 롯데지주는 지난 1월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되면서 신고서 작성 문제로 발행 계획을 연기했다.
이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관련 내용을 충분히 공시할 수 있게 돼 다시 발행에 나선 것이다. 롯데지주는 미니스톱의 지분 100%를 약 3134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지주는 오는 17일 수요예측에 나서 3년, 5년, 10년물 회사채로 총 25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시 최대 5000억원까지 현금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회사채 발행 주관사는 삼성증권, 신한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맡았다. 인수단도 약 7곳으로 구성됐다.
지난 1월에는 예년의 2배에 가까운 10조원의 회사채가 발행된 가운데 이달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의 발행 예정액은 약 2조 5000억원 수준이다. 증액 발행될 수 있는 규모를 고려하면 4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1월 셋째주 이후 국내외 금리의 급격한 상승 변동성으로 인해 크레딧시장이 약세분위기로 전환됐다"며 "우량채 금리 수준에서도 투심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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