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사진)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금융투자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3년의 임기가 종료된다. 최 대표는 지난 2010년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10년 넘게 메리츠증권을 이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 대표의 4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489억원, 당기순이익은 78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38.5% 증가했다. 자기자본 규모는 4조7888억원에서 5조3344억원으로 11.39% 증가하면서 5조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5%로 8년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기업금융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리테일 부문 등 모든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것이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높은 실적을 무기로 3연임을 성공해왔다. 2009년 314억원에 머물던 영업이익은 최 대표 취임 약 4년 만인 2014년 1443억원을 기록하면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두 번째 연임 후 첫 해인 2016년에는 32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취임 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538억원으로 2009년(206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IB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얻고 있었다. 지난해 트레이딩 부문은 5487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면서 전체(1조5533억원)의 35.32%를 차지했다. IB부문이 5328억원(34.3%)으로 뒤를 이었고 금융수지 2303억원(14.83%), 브로커리지 1094억원(7.04%), WM 321억원(2.07%) 순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업금융 부문이 전체 순영업수익의 44.43%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다각화에 성공한 셈이다.

최근에는 리테일 부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시작했고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달에는 해외주식 CFD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오는 9월 시행을 목표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번에 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증권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기존 증권업계 최장수 CEO는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이다. 김 대표는 200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6차례의 연임을 거치며 13여년 간 교보증권을 이끌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전 사장도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2년 간 장수한 CEO로 꼽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아직 연임이 확실하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유력한 상황"이라며 "내부 분위기는 긍정적인 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