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성조 대표의 연임으로 2기 체제를 맞게 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올해 수익성 회복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점쳐진다. 영업수익 250억원 돌파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는 했지만, 이익률 개선에는 실패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3일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205억원) 대비 23.4% 증가한 253억원의 영업수익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억원에서 72억원으로 41.2% 개선됐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모두 2007년 현대인베운용이 자산운용업에 뛰어든 이래 최대 실적이다.
운용업계의 대표적인 채권운용 전문가인 한성조 대표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현대인베운용의 채권운용본부장을 지낸 뒤 2020년 1월, 이 회사의 CEO(최고경영자) 자리를 꿰찼다. 이로부터 2년간 CEO직을 수행한 한 대표는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해 2024년 1월까지 현대인베운용을 이끌게 됐다. 현대인베운용은 지난 2000년 투자자문회사로 출범한 현대해상투자자문이 전신으로, 7년 뒤인 2007년 자산운용업 인가와 등록을 받고 현재의 사명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한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회복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률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인베운용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3.6%p(포인트) 늘어난 28.5%를 기록했다. 내리막길을 걷던 이익률의 반등을 이끄는 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4~5년 전과 비교하면 못 미치는 성과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33.1%, 34.3%를 기록한 현대인베운용의 이익률은 2019년 25.1%로 급감했고 2020년에는 24.9%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실질적 소득인 순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운용자산(AUM)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수익 자체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순이익은 40억원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인베운용의 최근 사업년도 순이익률은 ▲2017년 25.3% ▲2018년 25.4% ▲2019년 19.3% ▲2020년 20.0%로 뒷걸음쳤다. 이런 가운데 2021년에는 영업외비용이 급증하면서 순이익률이 0.8%로 급락했다.
현대인베운용의 영업보고서를 보면 2020년 400만원에 불과했던 영업외비용이 지난해 70억원으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20년 피소된 손해배상 사건(소속 직원의 미확정 불법행위에 따른 사용자책임 청구의 건)과 관련된 비용을 충당금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진행된 1심에서 원고일부승 판결이 나온 상태로 현대인베운용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다는 입장이다. 한성조 대표 임기 2기째를 맞아 수익성 제고가 시급한 상황에서 돌발성 악재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현대인베운용 관계자는 "송사와 관련해서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 자세한 설명을 드리기 힘들다며 내부적으로 2심에 이어 3심까지 준비 중"이라며 "최종 재판 결과에 따라 손실 처리한 충당금 전액 혹은 일부가 이익으로 환원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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