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조옥래 대표(사진) 체제를 이어간다. 지난 2016년부터 교보악사운용을 이끌어온 조 대표는 회사 성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4연임에 골인했다. 최근 운용업계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을 이겨내고 조타키를 지켜낸 조 대표가 새 임기서 교보악사운용의 질적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교보악사운용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조옥래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교보악사운용은 통상적으로 대표이사에게 2년씩 임기를 부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 대표는 오는 2024년 주주총회일까지 회사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증권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내다 2016년 교보악사운용 수장에 오른 조 대표는 앞서 두 차례(2018년·2020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조 대표의 연임 여부는 안갯속이었다. 최근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인사가 단행되면서 올해 61세(1962년생)인 조 대표가 용퇴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조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임원추천후보위원회에서 교보악사운용의 차기 대표로 단독 추대 되며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이러한 업계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조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사외이사들의 신임 덕분으로 풀이된다. 1960년대생 1명(허보희)과 1950년대생 3명(유병삼·임성근·이장우)으로 구성돼 있는 교보악사운용의 사외이사 4인 전원은 만장일치로 '또래'인 조 대표를 지지했다. 임추위 멤버인 이들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쉽을 바탕으로 회사의 장기비전을 공유했고, 건전한 경영 문화 형성에 기여했다"고 조 대표를 평가했다.

실제 교보악사운용은 조 대표 체제 아래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조 대표 부임 당시 27조원 규모였던 운용자산(AUM)은 지난 6년 사이 46조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조 대표는 보험계열 운용사의 특성을 살린 채권 위주의 투자 전략을 고수하며 업계 톱10 지위를 지켰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조 대표가 마지막 임기가 될 2년의 시간 동안 교보악사운용의 체질개선을 성사 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교보악사운용 내부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채권투자 명가'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조 대표 부임 1년 만인 지난 2017년 사내에 대체투자운용본부를 설립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국내 투자를 담당하는 1팀에 이어 해외 유망 자산을 물색하는 2·3팀으로 본부가 세분화 됐음에도 여전히 대체투자의 기여도는 낮다. 교보악사운용에서 대체투자(부동산·특별·혼합)가 전체 운용자산에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4년(2017년~2021년)째 2%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더불어 같은 기간 주식 자산의 포지션은 되레 21%에서 15%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간판 상품인 '교보악사Tomorrow' 시리즈로 대표되는 채권형 의존도는 5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완 관련해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조옥래 대표는 경영 성과 뿐 아니라 교보생명과 조인트벤처(JV) 파트너인 프랑스의 악사(AXA)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역량도 갖췄다"며 "앞으로 채권이나 MMF(단기금융상품) 뿐 아니라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보수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