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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착한맛 행동주의 펀드
공도윤 WM부장
2022.04.04 09:20:18
ESG와 만나 기업지배구조 개선 요구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WM부장] 3월 주주총회를 훑어보면 행동주의 헤지펀드(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안다자산운용과 SK케미칼,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사조오양, 트러스톤자산운용과 BYC·태광산업 간의 대결이 흥미진진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가 된 뒤 기업과 보유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과거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데인 적이 있어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지만 글로벌에서는 헤지펀드의 주류 전략으로 매년 투자규모가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측불허의 리스크가 많은 탓에 단기차익을 노리려는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이 더 활발해 졌다.


아직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 안착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자산운용사와 같은 기관의 적극적인 경영참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결합으로 성숙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소버린의 SK 경영권 공격, 칼아이칸의 KT&G 경영개입 시도, 엘리엇의 삼성물산·현대차 공격 등이 매운맛이었다면 올해 주총에 등장한 행동주의는 순한맛 내지 착한맛이랄까. 단기차익보다는 '주주가치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무게를 둔 주주제안이 눈에 띈다.(물론 기업은 공감하기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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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을 상대로 배당액 증대, 친환경·신사업 투자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고, 주총 후 SK케미칼은 그린소재와 제약바이오사업에서의 신규투자 계획 발표와 배당액 증대로 회답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를 향해 내부거래 소명, 배당정책 수립, 부동산 자산 효율적 활용 통한 주가 제고를, 태성산업에게는 1조2000억원 규모 현금성 자산 활용방안, 액면분할, 무상증자 등을 통한 주식 유동성 확대, 합리적인 배당정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용역 계약 종료와 이사회 독립을 요구했다. 차파트너스는 사조오양에게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감사위원의 선임, 집중투표제 도입, 분기배당 도입, 내부거래승인 규정 신설 등 정관 변경 등을 제안했고, 감사위원으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상훈 교수를 앉히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베일에 가려 그동안 파악할 수 없었던 기업의 속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주주와 마찰을 빚으며 경영권의 위협을 받는 기업들을 보면 기업 홍보에 소극적이거나 주주나 언론과의 접촉에 소극적인 기업들이 많지 않은가.


이너웨어 기업으로 알려진 BYC가 엄청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1983년 이후 부동산 가치 재평가 이뤄지지 않은 점, 현재 시장 가치를 따져보면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점이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밝혀졌다. 또 일반인은 파악이 어려운 비상장사의 내부거래도 공개됐다. 최대주주 일가가 소유한 신한에디피스가 BYC로부터 상품을 매입하고 또다른 일가 소유한 신한방에 판매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는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약 22년간 누적 1400억원이 넘는 인세를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받았다.


그간 지나친 행동주의가 기업의 장기 경영 효율성을 해친다며 비난했지만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며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올바른 기업을 감별해 주고 있다는 점은 박수치며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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