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최근 미국 내에서는 연내 펜데믹 종료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사전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중보건위기가 종료되면 긴급사용승인 제품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30일, 공중보건위기 종료시 긴급사용승인 제품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고, 지난 6일 타운홀미팅을 개최하는 등 긴급사용승인 종료에 대비해 일련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있어 엔데믹 시점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미국이 선제적으로 엔데믹에 대한 논의와 함께 긴급사용승인 종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긴급사용승인이 종료되면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국내 진단키트 업계에도 큰 매출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4월11일 현재 미국 FDA 홈페이지에 공지된 긴급사용승인된 코로나19 분자진단키트는 271개, 항원은 50개, 혈청관련 84개, 환자관리용은 4개다. 여기에는 오상헬스케어와 에스디바이오센서, 셀트리온(휴마시스) 등 국내 기업들 제품들이 상당 수 포함돼 있다.

사실 긴급사용승인은 공중보건위기 선언이 종료되더라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공중보건위기 선언은 3개월마다 연장하고 있으며, 최근 연장된 기간은 4월15일까지다. 반면 긴급사용승인은 보건부장관이 별도로 종료를 선언할때까지 유효하다.

국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긴급사용승인은 공중보건위기 선언과 별개로 운영되지만 미국에서는 미리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최근 타운홀미팅에서 FDA 관계자는 공중보건위기 선언이 빠르면 4월 15일, 늦어도 3개월 후인 7월 15일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며 "공중보건위기 종료에 따른 긴급사용승인 종료에도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FDA는 코로나19 분자진단키트의 경우 신기술(de novo) 또는 시판전 통지(510(K)) 등 정식승인 신청만 받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사들이 팬데믹 종료 이후라도 계속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식 승인을 받을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도 긴급사용승인 종료에 대비해 시판을 중단할지, 정식 승인 절차를 밟아 계속 판매할지를 결정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배포된 진단키트에 대한 처분, 라벨링 변경 등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만약 보건부장관이 긴급사용승인 종료를 결정하면 제품들은 종료일로부터 사용이 중단되며, 종료일 전이라도 특정 긴급사용승인 제품은 철회될 수 있다.

오 센터장은 "예를 들어 보건부장관이 올해 7월에 사전 공지를 통해 내년 1월1일 긴급사용승인이종료된다고 선언했을 경우 진단키트 제조자는 이행계획을 포함해 정식승인서류를 올해 10월1일 FDA에 제출한다"며 "종료일 전에 FDA 정식승인 허가가 되지 않았더라도 정식 승인 검토 과정에 있다고 하면 지속 판매는 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