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이제훈 사단'으로 분류되고 있는 조주연·황정희 홈플러스 부사장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현재 홈플러스가 직면한 현안이 만만치 않고 이를 해결해야 할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5월이면 홈플러스 이제훈 대표 체제가 2년차를 맞는다. 이제훈 대표는 올 초 '2022년 경영전략 보고'에서 '중·장기 6대 전략'을 발표하면서 사업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표는 ▲점포 운영 상향 평준화 ▲대표 카테고리 상품의 혁신적 개발 ▲적극적인 온라인 사업 확장 ▲환경 개선 및 미래형 콘셉트 매장을 앞세운 오프라인 역량 강화 ▲홈플러스 올라인(All-Line) 통합 마케팅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0년 대비 설비(CAPEX)·인적·온라인투자액을 3배 이상 확대하겠단 방침도 내놨다. 

이와함께 이 대표는 "홈플러스는 최근 몇 년 동안 고객 이탈로 지속적인 역성장을 기록해왔다"며 "올해는 고객이 홈플러스를 경험하는 모든 접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홈플러스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주연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의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조 부사장은 한국맥도날드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해 이 대표 체제 이후 2개월여만에 영입됐다. 

조 부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다. 모토로라 한국 법인은 물론 미국 본사에서 글로벌 제품개발과 마케팅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다. 2011년부터는 한국 맥도날드에서 마케팅 최고 책임자(CMO)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홈플러스는 조 부사장이 오랜 기간 쌓아온 국내 유통 분야와 마케팅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황정희 인사부문장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이다. 황 부사장은 이 대표와 함께 홈플러스 노사갈등 해소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신규채용 등으로 점포 인력을 신규 모집하는 등 점포 근로환경 개선에 나섰다. 더욱이 홈플러스가 MBK에 인수된 직후부터 지속된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에 따른 노사 갈등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왔다. 

이재훈 사단의 양 날개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막중한 만큼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조 부사장은 업계에서 한국맥도날드 사장 당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제품 품질 논란을 야기했다. 특히 재직기간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과 곰팡이 논란 등 위생 문제로 맥노날드 기업 이미지 실추 책임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급기야 2020년 돌연 사임의사를 밝히며 맥도날드를 떠났다. 홈플러스에서 고객 경험 제공 등 중장기 전략 이행을 원활히 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황 부사장의 임무도 막중하다. 황 부사장의 주도로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노조 측과 임단협 조인식을 진행하면서 평행선을 달리던 관계를 봉합했다. 하지만 이는 2020년 기준만 해당할 뿐 올해 임금교섭 등 현안이 여전하다. 더욱이 최근 노조 측에서 홈플러스의 자산 유동화와 관련한 고용불안정 주장에 이어 호봉제, 병가제도 개악 등 제도 후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언제든 노사 갈등이 재현될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이제훈 대표 체제 이후 재도약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들어 온라인 사업 매출 등에서 긍정적인 지표가 나오고 있는 만큼 부진했던 실적 떨쳐내고 소위 '이제훈 사단'을 앞세워 사업 정상화를 이뤄낼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