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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LG엔솔·SK온보다 성장이 더딘 이유
김진배 기자
2022.05.17 08:00:22
'품질 우선' 전략에 더딘 생산능력...경쟁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전'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6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중 삼성SDI가 가장 더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 기업에 비해 성장률이 뒤떨어지면서 올해 시장 점유율도 밀렸다. 삼성SDI는 외연 확장보다 '품질 우선'을 외치며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인데, 시장은 한쪽으로 치우친 전략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자료제공/SNE리서치

16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중국시장을 제외한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8.3%로 세계 5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2%에 달했던 점유율이 1.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점유율(8.9%)과 비교해서도 0.6%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자국 업체인 CATL, BYD가 전체 판매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세계 순위를 집계할 때 객관성을 이유로 제외되곤 한다.


삼성SDI 점유율이 떨어진 주된 이유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는 속도에 비해 생산물량이 늘지 않아서다.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양은 42.5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5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생산량은 2.8GWh에서 3.5GWh로 25.3% 증가했지만, 세계 배터리 사용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반면 경쟁업체의 성장률은 크게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분기 8.7GWh에서 올해 13.9GWh로 증가하며 59.9% 성장을 이뤘다. 특히 SK온은 고속성장을 이뤘는데, 같은 기간 2.6GWh에서 6.2GWh로 139.6%로 성장했다. 세계 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점유율도 각각 31.5%에서 32.7%(세계1위), 9.4%에서 14.6%(세계4위)로 상승했다. 중국 최대 업체인 CATL도 중국 시장을 제외한 곳에서 6.2GWh의 배터리가 사용되며 126.7%의 성장을 이뤘다. 점유율은 세계 3위 수준인 16.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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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점유율 하락은 이전부터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후발주자인 SK온에 점유율을 추월당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져 갔다.


LG에너지솔루션(왼쪽)과 SK온(오른쪽)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확보 계획.

특히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미국 진출을 선언하고 GM, 포드 등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으로 생산기지를 늘리는데 집중하면서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에서만 200GWh 이상의 생산을 갖출 계획이다. 유럽, 중국, 인도네시아, 국내 오창 등을 모두 합하면 450GWh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온 또한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500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미국, 중국, 헝가리, 터키, 한국 서산 등지에 공장을 건설·운영하고 있다.


삼성SDI 또한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다만, 경쟁사와 비교해 규모도 작고 아직까지 부지 선정을 마치지 못하는 등 상대적으로 진척이 더디다. 업계는 삼성SDI 생산량이 스텔란티스 합작공장과 헝가리, 중국공장 증설 등을 통해 2025년 약 120GWh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 규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은 향후 배터리 점유율이 두 회사로 더 편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점유율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포드, GM 등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다는 점과 압도적인 생산량이 앞으로 더 큰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SDI는 현재 점유율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SDI는 벌어지는 격차에 대해 "우리와 다른 회사는 전략이 다르다"며 "시장 상황에 맞게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SDI는 외연 확장보다 배터리 품질 향상에 힘쓰며 연구비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로 지출한 비용만 8776억원으로, 매출의 6.5% 수준이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연구개발비로 6310억원, 3633억원을 썼다.


그 결과 삼성SDI는 현재 차세대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며 개발에 앞서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가장 먼저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착공하고 본격적인 실험 준비에 들어가기도 했다. 안정성과 성능이 대폭 향상된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가장 먼저 성공할 경우 '게임체인저'가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


다만, 경쟁사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앞선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상당 수준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SDI의 품질 일변도 전략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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