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알레르망(법인명 이덕아이앤씨)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빌려주는 대여금에서 두 자릿수 이자율을 책정한 것으로 추정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임직원 대상 대여금의 경우 복리후생 차원에서 낮은 이자율이 책정되는데 반해 알레르망이 정한 이자율은 시중금리보다도 크게 높은 수준인 까닭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6년 2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알레르망의 임직원 대여금이 지난해 209억원으로 5년 새 10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2018년부터는 대여금 가운데 절발가량만 회수되고 있는 터라 미수금(잔여대여금) 규모 역시 3년(2018~2021년) 새 7억원에서 52억원으로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2016년과 2017년의 경우 해당연도에 바로 상환 받아 미수금이 없었다. 하지만 2018년 알레르망은 임직원들에게 27억원을 대여해주고 20억원을 돌려받았고, 2019년과 2020년 역시 107억원과 125억원을 빌려줬으나 각각 53억원, 112억원을 회수하는데 그쳤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해당 대여금의 금리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2019년만 해도 알레르망은 60억원의 잔여대여금에서 9억원의 이자수익을 챙겼다. 이는 대여금 잔액 대비 이자율이 15%에 달한다.
2020년과 2021년도 마찬가지다. 해당연도 역시 각각 9억원과 6억원의 이자를 챙겨 이자율이 각각 12.5%, 11.5%에 달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통상 4~5%대를 유지하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이자율을 책정한 셈이다.
시장은 알레르망의 이 같은 높은 이자율에 대해 의아하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상 회사 측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대여금은 시중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을 책정, 복지 정책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간혹 직원에게 대여금을 지급한 뒤 특수관계인이 아닌 해당 직원 명의(차명)로 우호지분을 확보, 이자는 회사가 대납해주는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관계자 역시 "이 정도로 높은 이자율을 책정한 것은 복리후생 차원에서의 대여금 지급으로 보기 어렵다"며 "오너 일가 등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가 있긴 하나 이 같은 상황은 다른 특수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알레르망 측은 올해는 대여금 규모가 94억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으나 이자율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