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플라스틱 제품 제조기업 이엠앤아이가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헐값에 배정해 논란이다. 이엠앤아이는 거래정지 기간 중 감자와 증자를 반복하며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를 줄여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엠앤아이는 보통주 250만주, 총 1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과 책임경영 및 경영안정성 제고'라고 밝혔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600원으로 책정됐으며, 오는 29일 납입 예정이다. 유상증자 물량은 최대주주 디에스피코퍼레이션이 전량 배정받았다.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발행가액이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 대비 과도하게 낮다. 2019년초부터 현재까지 거래정지가 지속되고 있는 이엠앤아이는 거래정지 당시 기준주가가 387원이었다. 이후 40대 1, 2대 1 감자를 두 차례 단행하며 현재 시가는 3220원으로 조정됐다. 감자비율을 고려하면 사실상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크게 하락한 셈이다.

특히 거래정지 기간 소액주주의 보유주식 비율 감소가 눈에 띈다. 거래정지 직전인 2019년초 기준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을 가진 소액주주의 주식 비율은 전체의 85.3%에 달했으나 현재는 4.21%로 줄어든 상태다. 거래정지기간 중 두 차례의 굵직한 무상감자 이후 여러 재무적투자자(FI)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크게 희석된 것이다.

같은 기간 회사의 주식수는 6479만3309주에서 2092만8618주로 변동했다. 감자비율 80대 1을 기존 주식수에 산술적으로 대입할 경우 153만516주가 되지만, 여러차례 유상증자로 주식수가 늘어난 탓이다.

이엠앤아이는 2020년 2월 보통주 4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와 2021년 11월 보통주 2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단행했다. 특히 40대 1 감자 당시 회사의 시가는 387원에서 1895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이어진 유상증자의 신주발행가액은 500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발행가액 역시 거래정지 전 시가 387원 대비 불과 1.5배가량 높은 가격이어서 보유주식이 80분의 1토막이 난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 대비 과도하게 싼 값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정지 기간 중 감자와 증자의 반복으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경우가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승산이 낮은 소송 등을 제외하면 구제받을 마땅한 수단이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이엠앤아이의 형식적인 상장폐지 사유는 모두 해소된 상태이며, 기업심의위원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가 진행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사측의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 제출 등은 형식적 사유와 관련한 내용들"이라며 "이와 별개로 상정 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상장유지 결론이 나야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