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최근 잇따른 횡령,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내부통제가 어려운 소규모 금고 합병 활성화를 추진한다. 이밖에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순회 검사역, 내부통제관리자 명령 휴가 등의 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5개 기관(행안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새마을금고중앙회)과 함께 마련한 '새마을금고 건전성 강화 종합대책'을 내일(26일)부터 시행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종합대책은 ▲금융사고 예방(4대 과제) ▲건전성 강화(3대 과제) ▲소규모금고 구조조정(2대 과제) 등 3대 분야, 9대 과제(30개 세부과제)를 담고 있다.

이는 최근 소규모 지역 금고에서 횡령사고, 귀금속 불법 대출과 같은 여러 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한 예방책이다. 중앙회는 근무직원 수가 6인 이하인 지역금고 201곳을 대상으로 자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3곳의 지역 금고에서 횡령사고 2건과 금품수수 1건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소규모 금고의 자율적 합병 활성화를 위해 합병 자금으로 최대 100억원 규모의 무이자대출을 지원한다. 관련 제도를 개선해 인근 시·군·구 금고와의 합병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해 부실 금고의 경우 강제 합병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소형금고 대상 검사시스템도 전면 개편한다. 업계 경력자를 활용한 순회 검사역을 도입하고 기존 2년 1회 실시하던 검사를 연 2회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자금이 맞는지 확인하는 시재 검사도 상시화한다.

또, 모든 금고에 명령 휴가제를 의무 도입해 내부통제시스템을 투명하고 실효성 있게 강화한다. 고객정보 등록 및 변경 절차를 까다롭게 바꾸는 등 금융 거래 시 본인 확인 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신고포상제의 포상금을 대폭 확대하고 내부 비위 신고자 보호 지침을 제정할 계획이다.

부실대출 방지를 위해 귀금속, 골동품 등 취득 불가 담보물 목록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건전성 강화도 추진해나간다. 공동대출, 나대지(지상에 건축물 등이 없는 대지) 등 변동성 높은 채권에 대한 전산 관리시스템도 신규 구축할 계획이다. 

감독기관에 대한 부정 청탁 등을 막기 위해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내부규범을 개정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내부규범을 공무원 행동강령 수준으로 개정하고, 비위행위로 조사‧수사 중인 자는 즉시 직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최병관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이번 종합대책은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한 근본적 개선대책이 될 것"이라며 "새마을금고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고,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강원 소재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벌어진 횡령 및 배임 규모는 앞선 언론 보도보다 큰 148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이에 중앙회는 사고자를 즉시 징계 면직하고 연루된 전현직 임직원 5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전라북도 소재 금고에서도 현금시재 160만원 횡령이 드러나기도 했다. 서울 소재 금고에서는 부실대출 과정에서 내부 직원에게 1억9000만원 상당의 사례금을 지급한 혐의도 드러났다.

중앙회 관계자는 "연이은 새마을금고 금융사고에 대해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고 관련자에 대한 제재 및 고발조치를 철저하게 처리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해 중앙회 감독 기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