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는 7일 2만4850원으로 마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최고점인 지난해 8월 19일 9만2000원에 비하면 약 73%나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후에도 주가 하락은 멈출줄 모르고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주식 약 3800만주 중 1476만주를 주당 2만8704원에 매도하면서 블록딜 할인율 8%를 산정했다. 블록딜 직후 할인율인 8% 만큼의 하락이 시장에 반영됐고,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버행 우려도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아직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2%), 국민연금(5.66%) 등도 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블록딜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국민은행이 추가로 지분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이번 블록딜로 약 90일의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국민은행도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국민은행의 입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떨어질수록 자본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도가능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분기결산 때 카카오뱅크 가치는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총 기타포괄손익은 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원에 비해서 급감했다. 1년간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가치 감소분만 1조1000억원에 달해 기타포괄손익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았다.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국민은행 재무상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민은행이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면서 블록딜에 나선 것을 볼 때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성장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사업으로 기성 은행보다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을 산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출범 당시의 주식 계좌 및 신용카드 개설에서 더 진보한 비즈니스모델을 내놓지 못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특히 전통적인 은행인 국민은행과 카카오뱅크는 동종업권에서 경쟁하는 관계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에 투자하면서 인터넷은행의 전략을 파악하고 신사업에 대한 면밀한 파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이 은행을 넘어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실현시키지 못하면서 국민은행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은행은 매각 자금을 활용해 2000억원 규모의 티맵 지분을 인수하면서 4대 주주로 올라섰다.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매각하고 모빌리티업의 선두주자 격인 티맵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국민은행의 투자 방향이 변화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국민은행이 가져갈 수 있는 차익은 크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의 취득원가(2293억원)를 주식수(3809만7959주)로 나눠보면 평단가는 약 6000원 수준이다. 이번 블록딜 할인가인 2만8704원으로보면 주식 매도로 인한 실현이익은 원금의 4배가 넘는다.

국민은행은 공식적으로 추가 지분 매도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 자본관리의 효율화를 위해 기존에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 중 일부를 매각했다"며 "이번 매각 이후에도 약 5% 수준의 지분율을 보유한 주주로서 카카오뱅크 설립 단계부터 맺어온 다양한 제휴 및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