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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과도한 노동 논란
이규연 기자
2022.09.27 08:11:44
④ 주당 평균 63시간 일한다…노동 실태 체계적 조사‧휴재 보장 주장 나와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17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성락 작가가 그림을 담당했던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출처=카카오엔터테인먼트)

[팍스넷뉴스 이규연 기자] 웹툰 작가의 과도한 노동 문제가 현재진행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불거졌던 불공정 계약 문제에 이어 작가가 오랫동안 일하면서 건강을 해치는 사례도 조명받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흥행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그림 작가인 장성락 작가가 30대에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웹툰 작가의 과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뒤로도 카카오페이지 웹툰 '록사나'의 그림 작가 여름빛(필명)의 혹사 폭로가 이어지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 고강도 노동에 허덕이는 작가들


26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 작가들은 현재 주당 평균 70컷 내외를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웹툰은 주당 100컷 이상을 내보내기도 한다. 몇 년 전에는 주당 50컷 정도가 평균이었던 것과 비교해 업무량이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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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과 계약한 웹툰 제작사(CP)나 플랫폼이 주당 분량 상한선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웹툰 수가 늘어나고 독자들이 요구하는 수준도 높아지면서 웹툰 작가들은 자발적으로 분량을 늘리고 작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만큼 노동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들은 2021년 기준으로 창작 활동에 하루 평균 10.5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으로 따지면 일주일에 평균 5.9일 동안 일했다.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이 63시간가량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00년 이후 데뷔한 작가의 경우 데뷔 연도가 최근에 가까울수록 하루 평균 창작 시간과 주중 평균 창작 일수가 모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작가들이 데뷔 후 직면하는 웹툰 산업 경쟁 강도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영숙 동국대학교 교수도 26일 발표한 '웹툰 생태계 연구-웹툰 창작자 설문결과'를 통해 웹툰업계에 비축분 20화 정도를 만든 뒤 연재를 시작하는 시스템이 정착된 가운데 작가 대부분이 연재 중 마감 시간에 계속 쫓기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웹툰 작가들은 여러 명이 협업하거나 어시스턴트(보조작가)를 쓰는 방식으로 업무량을 분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작가의 38%는 혼자서 창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어시스턴트를 써도 감독 역할을 맡는 메인 작가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웹툰을 그리는 데 여러 단계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업무량으로는 작가 상당수가 어시스턴트를 쓸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도 메인 작가는 감독 업무를 봐야 한다"며 "결국 작가가 스스로를 착취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2021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실린 웹툰 작가들의 하루 평균 업무 시간 그래프.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 자기착취 유발하는 시장 구조


웹툰업계 관계자들은 웹툰 시장의 구조 자체가 자기착취형 경쟁을 유발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웹툰 수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플랫폼의 프로모션 마케팅에 들어가지 못하면 주목을 받기 어렵다. 그렇게 눈에 띄더라도 조회수가 떨어지면 관심에서 멀어지기 쉽다.


그만큼 웹툰 작가들은 많은 분량과 좋은 작화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양쪽 모두 프로모션 마케팅과 높은 조회수 유지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계약한 것보다 더 많은 분량을 그리더라도 추가 수당 등을 받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작가들이 과로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이나 네이버 시리즈‧네이버웹툰에 연재하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건강 문제로 휴재를 반복하는 작품들이 눈에 종종 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웹툰 작가는 "웹툰을 연재한 지 몇 년이 지나면서 시력과 손목에 문제가 생겼고 건강 전반도 크게 나빠졌다"며 "사실상 휴일 없이 일하고 마감 직전에는 밤을 새울 수밖에 없는 업무량을 감당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웹툰 작가들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웹툰 작가의 노동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한 뒤 노동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가가 주당 일정 컷을 그리는 데 들어가는 평균 시간을 산정하고 그 기준을 넘긴 분량에 대해서는 추가 수당을 주는 방식 등이다.


유급 휴가를 웹툰 작가에게 보장하거나 정기 휴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와 플랫폼, 제작사가 휴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웹툰 작가들도 업무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웹툰 작가의 고강도 노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해법을 내놓진 못했다. 정부와 웹툰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웹툰 상생협의체에서도 웹툰 작가의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 합의안이 아직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사들 역시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여름빛 작가가 혹사 문제를 폭로한 뒤 사과문을 통해 "작품 창작 및 연재 시스템, 작가와 소통 채널 강화 제도 등에 관한 더욱 구체적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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