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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폐배터리 원재료 회수율이 턱없이 낮은 까닭
김진배 기자
2022.10.07 14:00:23
미국·유럽등 80%넘는데 한국 60%선에 그쳐...전처리과정 소실 큰 탓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0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용후 배터리 선순환 체계.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기술로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원재료 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처리 과정에서 상당부분 원재료가 소실돼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 지속가능한 배터리법(RMA) 시행으로 재활용 원재료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회수율을 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안에 적절히 대응해 글로벌 배터리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민·관·학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IRA·RMA 등으로 재활용 배터리 원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법안에 따라 의무적으로 재활용 배터리 소재를 활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재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유사상황을 대비할 수 있어서다. 재활용 원재료를 활용하면 원석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환경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배터리 재활용의 필요성을 높였다.


배터리 재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재료 회수율이다. 이 회수율이 일정수준을 넘어줘야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의미가 생긴다. 업계는 이 수치를 최소 50%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기술력은 경제성을 겨우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유럽 등이 80~90% 회수율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제조사들이 현지 외국 기업들과 손잡은 것도 높은 회수율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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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은 전처리·후처리로 나뉜다. 전처리는 폐배터리를 분해해 가루(블랙파우더)로 만드는 공정이다. 블랙파우더에서 양극재를 만드는 니켈, 코발트 등 금속물질을 추출하는 것은 후처리 공정으로 분류된다.


블랙파우더를 추출하는 과정은 업체마다 각기 기술을 개발해 이용하고 있는데, 크게 물리적으로 분해하는 기계식과 고온으로 태우는 응용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선 성일하이텍이 기계식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포스코가 응용방식을 택하고 있다.


후처리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블랙파우더에서 원재료를 걸러내는 작업을 말한다. 후처리에 나선 대부분의 기업들이 블랙파우더를 황산에 녹여 용매를 추출하는 공법인 습식방식을 이용한다. 습식공정은 대부분 비슷한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술 수준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현재 후처리 공정 회수율은 약 95%다. 즉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하는 최종 회수율은 전처리 공정에서 결정된다. 얼마나 양질의 블랙파우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최종 회수율을 좌우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투자를 한 미국 라이 사이클이 회수율 부문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후처리 과정에서 모두 손실이 발생해 최종적으로 처음 들어간 원재료의 약 80% 수준의 금속을 회수할 수 있다. 일부 손실이 발생하지만, 상당부분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전처리 과정에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반면, 국내 기술로 배터리를 분해했을 때 손실되는 원재료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처리 공정을 지나고 나면 원재료의 약 20~30% 이상이 사라진다. 실제 회수할 수 있는 배터리 원재료가 해외 기업과 비교해 상당부분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성일하이텍에서 처리한 배터리 양은 약 2만5000t이다. 여기서 회수한 코발트와 니켈이 약 4400t이다. 성일하이텍은 모든 형태의 배터리를 구매하고 있는데, 순수 배터리 무게는 처리한 배터리 양의 약 60~7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무게 중 20%는 전해질과 분리막이며 나머지 80%가 양극재와 음극재다. 80% 무게 중 양극재는 55%를 차지한다. 니켈과 코발트 이외 물질이 양극재에 포함돼 있다고 해도 회수율이 60% 수준인 것이다. 또다른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새빗켐 또한 최종제품은 투입원료 대비 회수율이 최대 5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수율로도 일부 기업들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는 금속 가격이 상승한 원인이 크다. 회수율이 낮아도 판매가가 높아져 이 차이를 메워버린 것이다.


실제 성일하이텍은 2019년 1kg당 4만2250원에 팔던 고상 황산 코발트를 2021년 4만9328원까지 올렸고, 올해 1분기부터는 8만6323원으로 인상했다. 같은 기간 액상 황산 코발트 또한 3만3151원에서 5만437원으로 올렸고, 올해는 7만5722원에 판매하고 있다. 3년 만에 두 배 이상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다만, 원재료 상승으로 인해 폐배터리 구매가도 높아져 매출 상승분이 모두 영업이익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 회수율에 따라 수익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 전처리 공정에서 회수율을 높일 필요가 있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흑자는 금속 가격이 올라 재고 가치가 높아 일시적인 것 뿐"이라며 "현 상황을 정확히 인지해 정부는 대책을, 기업은 세계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뒤처진 이유는 산업 자체가 배터리 제조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대기업 중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직접 나서고 있는 곳은 없다. 대부분이 일부 지분투자나 합작법인 설립 등에 맞춰져 있다. 삼성물산·삼성SDI가 성일하이텍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라이 사이클(Li-Cycle)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한 국가적 차원의 기술 개발도 미진하다. 미국 에너지부가 리셀 센터(ReCell Center)라는 국가 기관을 설립해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리셀센터는 아르곤 연구소, 재생가능한 에너지 연구소, 오크 리지 연구소 등 국립 연구기관은 물론 미시건 공과대학, UCSD, 우스터 폴리테크닉 대학 등 교육기관과도 연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자국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상당부문 확보하고 관련 법안을 낸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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