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승계방정식 '꿈틀'
지주사격 '소화' 지분 증여 분수령…장남 개인회사 활용 가능성 높아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딜사이트 DB)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3세 시대를 앞둔 삼천당제약이 꿈틀거리고 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있는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이 현재 장남 윤희제 씨에게 지주사 격인 소화 지분을 증여하면 사실상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윤희제 씨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개인회사 인산엠티에스를 승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삼천당제약의 최대주주는 소화(31.6%)이며, 2대 주주는 윤대인 회장(7.1%)이다. 아울러 의료용품 및 의료용침대의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소화의 최대주주는 윤대인 회장(72.22%)이며, 2대 주주는 인산엠티에스(27.78%)다. 소화는 수인약품(74%)은 물론, 옵투스제약을 자회사로 둔 삼천당제약 등을 거느리고 있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다시 말해 윤 회장이 소화를 통해 삼천당제약 등 종속회사를 모두 거느리는 단순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윤 회장 역시 73세 고령임에도 현재까지 경영권 승계를 위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경영권 승계를 포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장남 윤희제(1983년생) 씨를 2015년 소화의 대표이사 선임해 1년 간 재직 시킨 바 있는 데다, 그가 20대였던 2006년부터 인산엠티에스 지분을 100% 보유하면서 매년 수억원의 배당을 챙기고 있단 점에서다.


인산엠티에스는 1999년 설립 당시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했고, 당초 윤대인 회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윤희제 씨가 성인이 된 직후 부친으로부터 이 회사를 증여 받았거나 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윤대인 회장 역시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인산엠티에스를 인큐베이터로 점찍었고, 이를 받은 윤희제 씨는 소화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58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 아니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윤희제 씨가 윤 회장으로부터 소화 지분을 증여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치고 있다. 인산엠티에스를 활용해 지분 확보에 나설 경우 그의 지배력에 낮아질 수도 있단 점에서다.  


소화의 주당순자산가치(BPS)는 지난해 539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기반으로 윤희제 씨가 부친 윤대인 회장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증여받기 위해선 14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윤희제 씨 단독으로 윤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을 경우 695억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만큼 기업가치가 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인산엠티에스 지분 거의 대부분을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윤희제 씨가 소화 지분을 증여받은 후 연부연납 방식으로 세금을 처리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인산엠티에스가 그룹 내 계열사 및 재단 병원과의 내부거래로 꾸준히 사세를 키우고 있는 것 역시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소화와 엇비슷해지면 합병을 통해 증여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다른 오너3세를 보면 윤 회장의 장녀도 있지만 우선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맏사위인 전인석 대표가 핵심계열사인 삼천당제약의 단독대표로 있지만 보유지분은 확인되지 않는 등 실질적인 후계자는 윤희제 씨에 맞춰있는 상태"라며 "윤 회장이 지난해 삼천당제약 대표에서 물러났던 점 등을 비춰 인산엠티에스를 앞세운 윤 이사의 행보도 곧 본격화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오너일가 문제는 알지 못하며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증여나 승계 관련 현재로서는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윤 회장은 1950년생으로 1982년 학교법인 일송학원을 설립한 고 윤덕선 명예이사장의 차남이다. 일송학원은 강남성심병원, 강동성심병원, 동탄성심병원 등 한림대의료원과 한림대학교를 세운 곳이다. 윤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성심의료재단과 강동성심병원 등을 물려받았고 1986년 삼천당제약을 인수해 재단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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