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 전경련
삼성 준법위 "재가입 요청 오면 검토할 것"
④ 이찬희 "발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필요"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07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4대 그룹 복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삼성의 재가입에 관해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준법위는 아직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요청이 오면 논의를 할 것이라며 재가입에 대한 문은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찬희 위원장은 18일 오전 8시 50분 준법위 정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경련은 과거에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며 "삼성의 재가입 여부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준법감시위원장으로 대법관이나 변호사협회 회장을 세우고 위원을 다양하게 구성한 것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준법경영을 철저히 하라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그것에 맞춰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 119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인데 정치권력이나 전경련이 이를 존중할 의사가 있는지, 스스로 확고한 발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것에 따라 위원회에서도 전경련 재가입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전경련이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다시 품기 위한 쇄신 작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이들 그룹의 복귀가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전경련은 오는 8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변경하고 삼성을 포함한 4대 그룹 재가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8월 전경련 총회에서 명칭 변경을 포함해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흡수 통합, 회장 선임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우선 4대 그룹 재가입에 대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경련 행사에 6년만에 참석하고,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도 전경련을 향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적극 나섰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재계 1위 기업이자 가장 상징성 있는 삼성의 재가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삼성의 경우는 재계의 바로미터가 되는 만큼 전경련 재가입 여부가 향후 4대 그룹의 재가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준법위 정례회의에서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는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다만 이 위원장은 재가입 여부에 관한 검토 요청이 올 경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준법위 자체에서 (전경련 재가입 관련) 의견을 교환한 적은 없지만 본격적으로 요청이 오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최순실 사태 이후 준법감시위원회란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준법위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등 삼성 7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준법 감시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이 위원장이 이끄는 2기 준법위는 지난해 2월 5일 공식 출범했다.


전경련 가입은 수십~수백억원 회비 지출을 동반하는 만큼 준법위 논의 대상이다. 삼성 입장에서도 직접 재가입에 나서기보다는 준법위를 통해서 움직이는 게 부담이 덜하다.


준법위에서도 법조인이나 교수들이 대거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재가입을 하기보다는 전경련에 복귀할만한 구실이나 이유, 명분이 확실해야만 재가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직접 명분을 만들어주거나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혁신안이 나와야만 재가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도 이 위원장이 발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한 만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전경련의 획기적인 움직임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 위원장은 내달 복권 1주년이 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성과에 관해서는 "국내 경제가 위기 상황인데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갈 사령탑이 회사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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