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아름다운 용퇴'…KB금융 부회장 3인 '주목'
2022년부터 '3인 부회장' 체제, 후계 구도 윤곽…8일 차기회장 숏리스트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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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 부회장, 이동철 KB금융 부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사진=KB금융 제공)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4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아름다운 용퇴'를 선택하면서 이달 8일 확정 예정인 차기 회장 숏리스트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이 그동안 동갑내기 부회장 3인방 체제로 후계구도 윤곽을 그려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숏리스트 6명에 포함돼 유력 회장 후보군으로 본격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주 회추위원들에게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되었다"며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윤 회장이 4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의 눈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 쏠리고 있다. 특히 1961년생 동갑내기 양종희·이동철·허인 부회장 3인이 유력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2022년부터 양종희·이동철·허인 3인 부회장 체제 운영


KB금융이 부회장직을 만들어 회장 '2인자' 구도를 갖춘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KB금융은 200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부회장직을 만들어 은행장이 겸임토록 했다. 그러나 약 2년 뒤인 2020년 부회장직을 없앴다. 회장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라졌던 부회장직이 부활한 건 지난 2021년이다. 10년 만에 부회장직을 부활시킨 KB금융은 계열사 대표를 거친 부회장들이 지주의 여러 부문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년 부회장들의 담당 부문을 교체하고 있다. 그만큼 회장 다음으로 지주를 총괄하는 자리라는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현재의 부회장 3인 체제가 굳어진 것은 2022년이다. 부회장직 부활 첫 해였던 지난 2021년에는 지주 보험부문장과 KB손해보험 대표를 맡고 있던 양종희 부회장이 유일하게 승진 이동하면서 윤종규 회장과 양종희 1인 부회장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2022년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이 승진 이동하면서 지금의 3인 체제가 갖춰졌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세 부회장을 모두 유임하면서 3인 체제를 유지했다. 


◆ '3인 3색' 강점…허인 부행장 '尹 동문' 이력도 주목받아


양종희 부회장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양 부회장은 KB금융 전략기획담당 상무 시절이던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작업을 이끈 공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세 부회장 중 가장 일찍 계열사 수장에 올랐다. KB손해보험 대표이사에 오른 양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하면서 2020년 12월까지 KB손보를 이끌었다. 


양 부회장은 3명의 부회장 가운데 가장 오래 부회장을 맡아 온 만큼 지주에서 다양한 부문을 이끌었다는 강점도 있다. 양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보험 및 글로벌, 최고인사책임자(CHO), 홍보·브랜드총괄(CPRO)부문 등 5개 부문을 총괄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과 IT부문을 이끌었고, 올해부터는 개인고객과 자산관리(WM) 및 연금, 중소기업(SME)금융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이동철 부회장은 지주와 계열사를 오가며 전략과 재무, 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거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KB국민카드 대표 재직 당시 KB금융지주 전무를 지내며 현대증권 인수를 총괄했고, 이후 통합추진단장으로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12월까지 KB국민카드 대표로 재직했고, 이듬해 지주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1년 동안 글로벌·보험 부문을 이끌었고, 올해 1월부터는 디지털과 IT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허인 부회장은 탄탄한 은행 경력을 갖춘 후보로 꼽힌다.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치며 주로 은행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윤종규 회장에 이어 국민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업계는 허 부회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동문으로 선후배 인연을 맺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대구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80학번)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윤석열 대통령(79학번)의 한 학번 후배다.


허 부회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2022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지주 개인고객과 자산관리(WM) 및 연금, 중소기업(SME) 부문을 맡아 이끌었고 현재는 그룹 글로벌·보험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행장은 지난 2020년 KB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군을 4명으로 좁힌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이미 조직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한편,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오는 8일 신임 회장 후보군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회추위는 내부 후보 10명과 외부출신 후보 10명씩 총 20명이 포함된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롱리스트에는 부회장 3인 뿐만 아니라 박정림 KB증권 대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등이 내부 인사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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