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두산로보 '구주 매출' 과감히 포기
공모주식 전량 신주로 구성…최장 2년간 의무보유 확약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두산로보틱스 IPO(기업공개)가 본격화된 가운데, 모집 주식이 전량 신주로만 구성돼 이목이 쏠렸다. 두산이 구주 매각 기회를 포기할 만큼, 두산로보틱스 IPO 성공에 사활을 걸었단 평가다.


상장 후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최대주주 의무보유' 기간도 비교적 길게 설정했다. 두산은 보유 주식의 절반은 1년, 나머지 절반은 2년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4일 두산로보틱스에 따르면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최대 4212억원을 모집하기 위한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1620만주 전량을 신주로만 모집할 계획이다. 최대주주 입장에서 자회사 IPO는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다. 그렇기 때문에 구주를 조금이라도 섞는 게 일반적인데 두산은 이를 포기했다. 


공모 예정주식을 전량 신주로 구성했기 때문에 두산의 지분은 현재 91%에서 두산로보틱스가 상장한 이후 68%로 떨어진다. 구주를 단 1주도 넣지 않았다는 것은 두산이 IPO 흥행을 밀어주고 있단 방증이다. 


지난 2019년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떼어내 두산퓨얼셀을 출범시켰고, 작년 두산에너빌리티가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이후 원전·가스터빈·수소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업종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뒤이어 올해 이뤄진 두산로보틱스 IPO는 그룹 재건의 연착륙을 상징하는 사례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과업이다. 


두산로보틱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1000원~2만6000원으로, 수요예측에 흥행해 밴드 상단에 맞춰 모집할 경우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찬바람 부는 올해 공모주 시장 분위기로 볼 때, 두산로보틱스는 간만에 나타난 조단위 대어다. 올해 첫 조단위 공모주인 파두는 수요예측에서 흥행하고도 첫 거래날 공모가를 11% 밑돌았다. 대어 배턴을 이어받은 두산로보틱스 입장에선 흥행 부담이 크게 느껴진다. 


IPO 업계 관계자는 "구주를 포함시키지 않고 신주로만 공모에 나섰다는 얘기는 두산이 두산로보틱스 흥행에 사활을 걸었단 것"이라고 귀띔했다. 


상장 이후 길게는 3년간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확약을 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장 규정에 따라 최대주주는 소유주식을 상장일로부터 일정 기간 동안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해야 한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6개월간 보유주식을 의무적으로 못 팔게 돼 있으나, 이해관계자간 협의에 따라 의무보유기간을 추가로 늘리는 확약을 맺기도 한다. 상장 후 대량의 매물 출회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안전대'다.


길게는 1년간 매각을 제한하기도 하는데 두산은 보유 주식의 절반은 1년, 나머지 절반은 2년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FI로 들어와 있는 케이아이피로보틱스, 코봇홀딩스 등도 최장 3개월간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는 "때에 따라 거래소에서 먼저 매각 제한을 요청하기도 한다"며 "매각 제한이 자발적이라면 최대주주가 IPO 흥행에 상당히 의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 강화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원공장과 제2공장 신설에 오는 2026년까지 총 31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로봇Arm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신사업 영역 진출을 위해 인수합병(M&A)에 225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과 운영자금 용도로도 약 55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제공=두산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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