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진 대표, 코오롱생명과학 재도약 시킬까
올 초 부임 후 실적 정상화 아직…신약개발에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눈길'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코오롱생명과학)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인보사 허위 논란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한 해결사 역할을 맡게 됐지만, 신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며 실적까지 악화된 까닭이다. 업계에선 김 대표가 사실상 코오롱그룹 내 제약·바이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그의 부담감 역시 한층 가중됐을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02억원, 순손실 103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적자전환 했다. 아울러 매출액 역시 630억원으로 같은 기간 24.4% 감소했다. 


실적 전반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올 들어 WS(수처리)사업의 중단 결정을 포함해 주력인 케미칼 사업부문의 부진과 신사업으로 낙점한 CDMO(위탁개발생산) 등 바이오 사업의 연착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연간 실적은 아니지만 올해 초 부임한 김선진 대표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않은 첫 성적표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김 대표는 임상전문가로 서울대 의과대 대학원에서 비뇨기과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 엠디 앤더슨 암센터 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2020년 코오롱티슈진 CMO로 영입된 이후 성분 허위 논란에 휩싸였던 인보사(TG-C)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 3상 재개를 주도해 그룹 내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하듯 코오롱그룹은 김 대표가 2018년 설립한 항암제 개발 스타트업인 플랫바이오와 코오롱제약의 합병을 추진, 지난 6월 완료했다. 그룹측은 우선적으로 플랫바이오가 보유한 동소이식모델 기술 등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다만 김 대표는 해당 합병 결정으로 코오롱제약의 대표자리에 오르는 동시에 코오롱(33.28%)에 이어 코오롱제약의 2대주주(30.41%)에 안착하며 존재감을 한층 키웠다.


그러나 김 대표의 위상이 높아진 것과 달리 회사의 성장은 아직까지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부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점을 차치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사안이 산적한 까닭이다. 우선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인보사 허가 취소를 둘러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의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다. 또한 신경근병증 치료제로 개발중인 KLS-2031과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중인 KLS-3021 등 신약 파이프라인의 경우 상용화까지 수년을 더 기다려야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자회사 코오롱바이오텍을 통해 새롭게 진행중인 CDMO사업 또한 고객 수주 등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김선진 대표가 현재는 업황 파악 및 추가적인 사업전략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진행중인 KLS-2031 임상1/2a상 중간 결과가 올 하반기 나올 예정인데 해당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코오롱생명과학이 뚜렷한 경영전략을 구축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신약개발 경과와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른 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지난 6월 단기차입금 200억원 증액과 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사업 연구개발 및 운영자금 확보에 나선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오롱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에 향후 5년간 4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까지 한만큼 가시적 성과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태"라면서 "우선적으로 임상 개발 전문가인 김 대표의 선임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이 진행 중인 신규 파이프라인 임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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