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수' 관객 500만명 돌파, 한파 속 선방한 VC
손익분기점 400만, 수익률 15% 전망...이수창업투자·캐피탈원 등 투자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1일 14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밀수 포스터. 사진=영화진흥위원회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영화 '밀수'가 개봉 36일만에 관객 500만명 고지에 올랐다. 손익분기점(BEP)도 넘겨 올해 벤처캐피탈에 수익을 안겨준 몇 안되는 작품이 됐다. 다만 수익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투자사들은 함박웃음 대신 '옅은 미소'만 짓게 됐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밀수'의 누적 관객수는 전일 기준 501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극장에 걸린 한국 영화 중 '500만명' 고지를 넘어선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는 지난 5월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1068만명)다. 전작들의 '쌍천만' 기록을 앞세워 단 6일 만에 500만명을 넘겼다. 밀수는 7월 26일 개봉했다.


'밀수'의 극장 티켓 판매 기준 BEP는 관객 400만명이다. 영화의 순제작비는 175억원이다. 같은 기간 극장에 걸린 네 편의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 경쟁작 중 유일하게 이익을 냈다. '더 문'의 관객은 BEP(640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51만명에 그쳤다. '비공식작전'도 105만명 수준으로 BEP(600만명)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선방 중이다. 전일 기준 관객 342만명이 들었다. BEP는 41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밀수가 BEP를 돌파하면서 이 영화에 투자한 벤처캐피탈도 미소를 짓게 됐다. 이수창업투자, 캐피탈원, 가이아벤처파트너스, KC벤처스, 팬처인베스트 등이 각각 5억~1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기구(비히클)로는 밀수의 배급사인 '넥스트엔터테인먼트(NEW)'가 출자자(LP)로 참여한 펀드 등이 활용됐다.


다만 투자 수익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총수익률 15% 내외를 예측하고 있다. 우선 극장 티켓과 해외 판권 선판매 수익을 영화 종영 후 2~3개월 내 정산 받게 된다. 대부분의 수익이 이때 발생한다. 이후 인터넷TV(IP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 판권을 판매하며 발생하는 추가 수익을 주기적으로 얻는다.


개봉 기간을 고려하면 밀수의 관객은 600만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극장 티켓 판매로 총 30억원 미만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파악된다. 밀수의 평균 티켓 판매 단가는 9583원이다. 통신사 및 청소년 할인 등이 적용된 가격이다. 여기서 부가세(10%)와 영화발전기금(3%)을 제외한 후, 남은 금액을 극장과 배급사가 4.5 대 5.5 비율로 나눈다. 배급사는 수수료와 제작비를 뗀 후 순이익의 60%를 투자자 몫으로 배분한다.


밀수의 해외 판권 판매는 업계 평균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배급사인 NEW는 현재 해외 영화사들과 관련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50~100개국 이상에 판매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150개 국가에 판매됐을 때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영화 '반도'(2020)의 판권은 198개 국가에 선판매됐고 NEW는 영화 개봉 직후 수출계약으로만 82억원을 벌었다. 다만 밀수가 내달 7일 열리는 '토론토 국제 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된 만큼 추가 판권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IPTV 및 OTT 등에서 발생하는 판권 수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 온라인 영화를 찾는 관객이 예년보다 늘어나고 있어서다. 영진위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영화 온라인 이용건수는 518만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 기간 대비 57.9% 증가했다. 일례로 '범죄도시3'는 극장 개봉 한 달 뒤 온라인으로 풀렸으며 현재까지 약 98만건이 시청됐다. 이 영화는 현재 국내 3사 IPTV와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OTT에서 개별구매로 제공되고 있다.


영화투자 업계 관계자는 "영화 투자는 BEP를 달성한 이후의 극장 관객 수가 중요한 데 이 점에서 밀수는 기대보다 아쉬운 성공을 거뒀다"며 "다만 극도로 위축된 한국 영화 시장을 고려하면 일단 이익을 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극장 관객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지만 대신 온라인으로 영화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밀수의 부가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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