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H글로벌, 홍콩법인 상장 무산…FI 풋옵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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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기자] TBH홍콩의 증시 상장이 1년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중국 법인의 실적 볼륨을 키운 후 기업공개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다만 사전 약정에 따른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리스크는 불안요인이다.

TBH홍콩은 TBH글로벌(구 베이직하우스)의 홍콩법인으로, 중국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회사다. TBH홍콩은 중국 판매실적을 기반으로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3월 내 기업공개를 조건으로 골드만삭스(14.05%), 어피니티(14.29%) 등이 FI(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28일 “3월 TBH홍콩 기업공개는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라며 “상장은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법인의 실적을 끌어올린 뒤 회사 규모를 키운 상태에서 상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홍콩법인의 기업공개 연기가 확정되면서 셈법도 복잡해졌다. 지난 2015년 골드만삭스와 어피티니는 TBH홍콩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3월 기업공개가 실패하면 내달 7일부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두 기관이 동시에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TBH홍콩은 총 1507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두 기관이 함께 엑시트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자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중국법인이 보유한 현금 700억원, 상해물류센터 매각 대금 300억원 이외에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차입금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기관이 동시에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풋옵션에 제로금리가 설정돼 이득없이 초기 매입금액으로 TBH홍콩에 되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법인 실적이 성장세에 진입하면서 기업공개를 기반으로 두 기관과 새로운 투자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TBH글로벌은 중국 판매전략을 대폭 수정해 실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지는 시장 트렌드와 반대로 TBH글로벌은 현지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선택했다.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대했지만, 판매 저하로 이익이 낮아지고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법인은 점포 운영형태 변경, 구조조정, 온라인 판매 전략 등으로 방향을 수정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며 “올해 중국법인의 예상 매출액은 전년대비 10% 증가, 영업이익률 5%를 목표로 설정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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