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자율주행차 시대, 차량용 반도체 시장 주목

[김경훈 기자]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연구원은 21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으로 자동차의 전장화가 가속화되면서 관련 반도체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동화 단계를 기준으로 자동차 한대당 채용되는 반도체 콘텐츠는 2단계(운전자의 상시적인 감독이 필요) 150달러, 3단계(부분 자율주행) 580달러, 4단계(운전자 개입 없음)와 5단계(무인차)의 경우 860달러 수준으로 상승한다.


현재 3단계 자율주행이 가능한 ‘아우디 A8’에는 1000개 안팎의 반도체가 탑재됐다. 휴대폰에 평균 10~50개의 반도체가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차량 전장화에 따른 반도체 의존도는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에 집중하며 신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독일 자동차 업체 아우디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와 멀티 디스플레이 기능으로 최대 4대의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내열성을 앞세워 성능과 안정성에 초점을 둔 차랑용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용 메모리의 경우 주행 중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온도 상승이나 계속 되는 진동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4월 출시된 10나노미터급 16Gb LPDDR4X D램은 영하 40도에서 125도까지 견딘다. 또 기존 20나노 8Gb LPDDR4 대비 속도는 14%, 소비전력 효율은 30%를 향상시켰다.


SK하이닉스는 오디오나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벗어나 ADAS와 자율주행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네비게이션이나 오디오, DMB 등 인포테인먼트에 치중돼 있었지만 자동차가 정보통신기술(ICT)과 만나 큰 모바일 기기로 변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을 위한 중앙제어 시스템, 게이트웨이 등 자동차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프리미엄 메모리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는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IT와 자동차 업체간 파트너십이나 인수를 통해 경험과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바일 반도체 중심의 퀄컴은 차량용 반도체 1위 업체인 NXP반도체를 인수했고, 인텔은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차 기술 전문 업체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아우디, 푸조, 포드, 마쯔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통해 전장용 칩 공급에 나서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유럽이나 일본에서 차량용 반도체도 발달해 있다”며 “국내 업체도 반도체와 자동차 회사가 협력을 해서 기술 개발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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