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M&A에 최대 20조 투자…대상 분야는?


[공진우 인턴기자] 삼성이 향후 3년 동안 18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재계에서는 대형 M&A(인수합병)가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9일 삼성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투자계획 중 글로벌 M&A를 위한 자금은 20조원에 이른다.


삼성은 180조의 투자금액 가운데 해외 투자 부분은 50조원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생산거점에 투자되는 금액은 30조원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투자액의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해외 생산거점 투자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20조원은 인수합병 비용 등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한 만큼, 이와 관련된 기업을 인수 대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했지만, 2016년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Harman)’을 인수한 이후 눈에 띄는 사례는 없었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최종결정권자가 부재한 탓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석방되면서 삼성이 다시 대형 M&A를 재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 부회장은 출소 이후 다섯 번의 출장을 통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미래 기술 주도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출장지도 유럽, 캐나다, 중국, 일본, 홍콩 등 전방위적이었다.


삼성은 이번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AI·5G·바이오·전장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제시하고 2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는 삼성이 대형 M&A를 시도한다면 이들 분야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순위로는 자동차 전장 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장 부품의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전장 사업 확대를 다각도로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해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계열 자동차 부품 기업 ‘마그네티 마렐리(Magneti Marelli)’ 인수가 한 차례 무산된 경험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해외 출장을 통해 미래 기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을 하는 이 부회장의 스타일을 보면,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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