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 쇼크…홈플러스 리츠에 불똥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상수익률 하락…국내 자금조달 ‘난항’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미국 금리인상 등 각종 악재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홈플러스 리츠(한국리테일 홈플러스 제1호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 상장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홈플러스 리츠는 수년간 임대료 수익이 고정돼 있어 금리 수준이 올라갈수록 수익성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한국, 기준금리 격차 0.5~0.75%p 벌어져


‘검은 목요일’의 시작은 미국 증시였다. 10일(현지 시각) 미국의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3.15%, 3.29%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4.08% 떨어졌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장중 3.242%까지 상승했다.


미국 시장이 흔들리자 아시아 주요 증시도 곤두박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89%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5.22% 떨어진 2638을 기록, 2016년 1월 이후 최저점을 경신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6.31%, 홍콩 항셍지수도 3.92%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4.44% 급락한 2129.67을 기록했다. 18개월만의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5.37% 폭락한 707.38에 마감했다.



세계 주요 증시가 폭락한 배경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오는 12월에도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내년에도 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지난 10여 년간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한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2~2.25%로 한국과의 격차가 0.5~0.7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도 더 이상 기준금리 동결을 고집할 수 없게 됐다. 국내 경기가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임대료 수입 일정…조달금리만 ‘상승’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MBK가 추진 중인 홈플러스 리츠 상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년 2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홈플러스 리츠는 3조 8000억원 규모다. 역대 최대 규모의 리츠 상장이다. 홈플러스 매장 40여 곳을 매입해 운영한 뒤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 수익을 리츠 투자자들에게 배당 등을 통해 돌려주는 구조다.


지분의 70%를 상장하는 신주 공모 방식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홈플러스가 홈플러스 리츠 법인의 지분 30%를 취득한다. MBK는 홈플러스 리츠 공모 자금을 해외에서 80%, 국내에서 20% 조달할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해외의 경우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국내의 경우 미래에셋대우 등이다.


상장 추진 초기만 해도 골드만삭스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쟁쟁한 주관사가 포함됐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 모집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조달 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


반면 홈플러스 리츠의 주요 수익원인 임대료는 최소 3년 이상 고정돼있다. 수입은 일정한데 지출이 늘어나니 예상수익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해외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미국보다 금리가 낮은 한국에 베팅할 필요성도 낮아졌다.


국내 자금조달도 녹록치 않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7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 금융에 참여했다. 추가로 홈플러스 리츠에 투자할만한 여력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동일 투자대상에 대한 익스포저를 설정해놓는다.


IB업계 관계자는 “익스포저 한도가 거의 찬 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관투자가들을 찾아야 하지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한 점도 리스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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