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빠진’ 카카오 T택시 카드수수료… 진실은
택시업계 “카드수수료 수령 업계 공공연한 비밀” vs 카카오모빌리티 “받는 것 없다”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카카오 T택시 이용 후 신용카드로 운임을 결제하면 이때 발생하는 카드수수료는 누가 챙길까. 카카오 T택시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장대로라면 한국스마트카드 등 결산정산업체가 모두 챙겨간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도 카드수수료 일부를 챙겨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실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개인택시운송사업자(택시기사)를 중심으로 형태는 다르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연결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카오 T택시를 호출한 승객이 신용카드로 운임 결제 시 발생하는 카드수수료를 카카오모빌리티와 결산정산업체가 나눠가지는 구조라는 게 주요 골자다.


서울시의 경우 6000원 미만 운임료에 한해 카드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6000원이 넘는 금액부터는 택시기사가 1.2%의 수수료를 결제정산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에 내야 한다. 이때 카카오 T택시를 통해 승객을 태울 경우 이 수수료를 카카오모빌리티와 한국스마트가 나눠가지고 있다는 게 택시기사들의 주장이다.


A택시기사는 “일반 승객이나 카카오 T택시 호출을 통해 탑승한 승객 모두 카드수수료가 동일하다 보니 택시기사들이 신경 쓰지 않고 있었던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카드수수료를 일정부분 챙기고 있는 것은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택시기사들 말로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인 운임자동결제서비스의 경우 카드수수료가 일반 콜(1.5%)보다 높은 2.5% 수준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B택시기사도 “카카오모빌리티가 한국스마트카드로부터 영점 몇 퍼센트씩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 콜택시 회사의 연결수수료보다 싸고 어찌됐든 기사들의 수입도 늘다 보니 군말이 나오지 않는 것일 뿐 카카오 T택시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상당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풀서비스 강행으로 카카오 T택시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긴 하지만 이전부터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콜을 받지 말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콜택시 앱인 카카오 T택시는 2015년 3월 출시됐다. 당시만 해도 승객이 콜택시를 부르면 기사가 콜택시 회사에 연결수수료를 건당 1000원씩 내야 했다. 하지만 카카오 T택시는 연결수수료 무료를 선언, 콜택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확실한 차별화 카드 덕에 카카오 T택시는 빠른 속도로 콜택시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택시운송사업자(택시기사)의 96%가 카카오 T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한강콜’ 등 몇몇 콜택시 회사를 제외하고는 카카오 T택시 출시 후 대부분 사라졌다는 게 택시기사들의 이야기다.


문제는 카카오 T택시가 시장의 과점지위자로 올라서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콜을 많이 받는 택시기사들에게 운임이 높은 정보를 우선적으로 전송하고 있다. 콜을 받지 않을 경우 가점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메시지 등을 서슴지 않고 보내고 있다는 게 택시기사들의 이야기다.


택시기사들의 카카오모빌리티 카드수수료 수취 주장 역시 불만이 누적되면서 터져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진실 여부는 미궁에 빠져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들로부터 받는 돈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결제정산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는 애매모호 한 답변으로 일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부분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영업기밀일 수도 있는 만큼 답변하기 부담스럽다”며 “카카오모빌리티에 물어보라”는 입장이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에게 직접적으로 이용료를 받고 있는 서비스가 없다”며 “카카오 T택시는 출시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승객과 택시기사를 연결해주는 무료 플랫폼 역할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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